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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 바울보다 바나바 _ 조현정의 시대공감(29)
 
성경에서 바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가장 많은 성경 저자이며, 기독교 신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로마서를 썼습니다. 기독교가 유대인들의 민족종교에서 세계종교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도 바울의 신학과 선교 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바울이 예수의 제자들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출중한 배경도 한 몫 했습니다.태어난 지 8일만에 할례 받은 정통 유대인이며, 시민권을 가진 로마시민이었으며, 당대 최고의 랍비인 가말리엘 문하에서 수학했던 인재입니다. 히브리어와 헬라어에도 능통했습니다. 탁월한 능력과 추진력을 가진 바울은 초대교회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졌습니다.

바울이 예수 이후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인이라는 데 의문을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기독교에 대한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바울이라는 이름을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세계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어로는 폴(Paul), 포르투갈어로는 파울로(Paulo), 스페인어로는 파블로(Pablo) 등 기독교가 전파된 모든 나라에서 바울을 이름으로 쓰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초대교회의 리더였던 바나바는 기독교인이 아니면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성경에서 언급되는 비중도 바울과 비교하면 미미합니다. 그가 쓴 성경도 없고, 지식이나 능력면에서도 바울이 뛰어납니다. 그러나 저는 바울보다 바나바를 더 좋아합니다. 현대 교회에는 바울보다 바나바와 같은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나바의 원래 이름은 요셉입니다. 사도들이 그를 애칭으로 바나바라 불렀습니다. 바나바는 “위로의 아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나바는 성정이 부드럽고 온유한 사람이라 누구나 바나바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성경에도 바나바에 대해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울이 초대교회의 지도자가 되는 데는 바나바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한때 바울은 기독교의 열렬한 박해자였습니다. 그러나 다마스커스에서 예수의 음성을 들은 후 회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내려가 예수의 제자들을 만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악명을 잘 알고 있던 제자들을 그의 회심을 믿지 못하고 피했습니다. 이 때 바나바가 직접 나서서 다소에 있는 바울을 찾아가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옵니다. 바나바는 예수의 제자들을 만나 그를 대변해 주었습니다. 이후에도 바나바는 바울이 초대교회의 리더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착한 사람 바나바도 바울과 다투었던 적이 있습니다. 2차 전도여행 때 힘든 여정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버렸던 마가 요한 때문입니다. 3차 전도여행을 계획 할 때 바나바는 다시 마가 요한을 동행시키고자 했습니다. 아직 젊고 어린 마가가 충분히 뉘우치고 반성했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반면 바울을 단호하게 반대했습니다. 이 일로 서로 다투어서 바나바는 마가와 함께, 바울은 실라와 함께 두 팀으로 나누어져 전도여행을 갑니다. 바나바는 박해자였던 바울의 회심을 믿고 사도들에게 소개한 것처럼 마가의 반성을 믿고 그를 끝까지 지지한 것입니다. 이 후 마가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먼저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마가복음을 집필합니다.

바울이 전면에 서서 진두지휘를 하는 리더라면 바나바는 뒤에 서서 믿고 지지하고 후원하는 리더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탁월한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한 리더라면 바나바는 원석과 같은 사람들을 발굴하여서 그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리더였습니다.

오늘 교회와 사회에는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고 인정해 주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자기 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시기하기 보다 그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돕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큰 실수나 잘못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다시 믿어주고 이끌어 주는 사람은 더더욱 드뭅니다. 만약 바울에게 바나바가 없었더라면 지금 로마서를 비롯해 열 권이 넘는 성경은 없었을 것입니다. 마가에게 바나바가 없었더라면 사복음서 중 최초로 쓰여진 마가복음 또한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공동체에는 능력 있고 잘난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필요한 사람은 능력 있고 잘난 사람들을 알아봐주고 성장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아닐까요? 바나바는 예수의 말처럼 땅에 떨어져 죽어서 많은 결실을 맺은 밀알과 같은 사람입니다. 오늘 교회와 공동체에도 능력자 바울보다 “권면과 위로의 아들 바나바”가 더 절실한 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조현정, 캘거리한인연합교회
kier3605@gmail.com
홈페이지: http://www. kucc.org


기사 등록일: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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