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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의 산 2_박충선 (캘거리 문협)
 
풋풋하고 청초한
숫 처녀의 여린 가슴에
움돋이 처럼 돋아 오르는
연록의 연정
기다림이 시작하는 봄의 산

씩씩하고 울창하여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의상(衣裳)
새와 짐승이 노래하는 수림의 향연
힘차게 내려 치는 계곡의 맑은 물
여름의 산은 계절의 광시곡(狂詩曲)

안간힘으로 아름답게 보이려
한껏 멋스러운 몸짓으로
바위도 계곡도 넝쿨도
색색으로 분장을 한다만
가을 산은 우수수 낙엽 일뿐

앙상한 가지 골패인 계곡
흰 뼈마디만 앙증스런 나뭇가지 새로
늙다리의 마즈막 호흡처럼 숨가뿐 찬 바람
추함도 앙상함도
깨끗이 눈으로
덥어주고 감싸주는 겨울 산

산은 인생의 모습 이라네

기사 등록일: 20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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