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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가 읽은 동화책_22) 네모돼지 _ 죽산 이정순(캐나다 여류 문협)
 
제목: 『네모돼지』
지은이: 김태호
출판사: 창비
그림: 손령숙


이번에는 동물을 의인화한 단편으로 묶은 동화집이다. 『네모돼지』는 이 책의 표제작이다. 어린이 여러분은 네모돼지가 있나? 하며 의아해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동물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져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다. 『네모돼지』에는 모두 일곱 편의 흥미진진한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이 일곱 편의 작품 모두가 색다른 의미가 있다. 김태호의 『네모돼지』와 『소풍』은 인간의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되어 희생당하는 이야기며, 그 동물들이 인간을 조롱하듯이 탈출하는 통쾌한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손뼉을 치기도 했다. “기다려!”하는 주인의 말 한마디에 미련할 정도로 복종하는 개 이야기. 우리 인간은 동물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감동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의 마음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까지 붙들기에 충분했다. 대체로 독자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대단하다. 열린 결말이 독자로부터 더 많은 상상을 하게 하는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일 것 같다.
그렇다면 책의 줄거리 한편 한편을 살펴보기로 하자.

책속으로

2. 『소풍』
2년 동안 한 번도 열리지 않던 녹슨 커다란 축사 문이 열렸다. 농장주인은 소풍을 간다고 했다. 그 열린 문으로 커다란 트럭이 줄지어 들어왔다. 축사의 소들은 겨우 먹이만 먹을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2년 동안 갇혀 있었다. 소풍이라는 말에 달구와 c4046은 소풍은 초원을 마음대로 달릴 수 있는 곳이라며 마음이 들떠 있었다.
달구의 번호는c3774다. 달구는 할아버지 댁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딸 등록금을 위해 엄마를 소풍 보낸다고 했다. 엄마와 달구는 넓은 들판을 지나 커다란 건물 앞에 도착했다. 할아버지는 엄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구는 걱정 말라며 엄마의 발에 신겨져 있던 쇠신을 벗겨 달구 발에 신겨 주었다. 엄마는 그 신발로 항상 기분 좋을 때 딱, 딱, 딱 세 번 굴렀다.
이번에도 세 번 굴리고 달구한테 그 신발을 벗어주고 좁은 복도를 따라 들어갔다. 달구는 소풍 다녀오라며 신발을 엄마를 향해 딱, 딱, 딱 세 번 굴러주었다. 그리고 이 농장 막사로 오게 되었다. 달구는 소풍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건물 앞에 소들은 줄을 서서 좁은 복도를 따라 들어갔다. c4046이 말했다.
“여긴 이상해. 우리 도망치자.”_33p
“안 돼! 나는 엄마를 만나야해.”_34p
c4046은 겅중겅중 뛰어 도망을 갔다. 달구는 복도를 따라 엄마를 만나러 들어간다. 똑, 똑, 똑 발을 힘차게 굴리면서……
인간의 욕망에 의해 상품으로 매겨진 소들! c4046 번호의 테그가 땅에 떨어졌다. c4046은 과연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2. 『네모돼지』
표제작 『네모돼지』의 발상은 동화로서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야기는 돼지 농장 우리 속 네모 상자 안에서 돼지들이 그 틀에 맞게 사육된다.
오스터는 그 돼지들에게 매일 책을 읽어 주며 천국으로 가는 꿈을 가지게 한다. 자신은 할머니가 안고 매일 이야기책을 읽어주어 책을 일을 줄 안다고 했다. 500kg이 넘어가면 돼지들은 도살장으로 실려 가지만, 네모 돼지들은 천국으로 간다고 믿고 행복을 꿈꾸며 그 힘든 네모상자 안에서 견뎌낸다. 오스터 자신도 천국으로 가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네모돼지들에게 열심히 천국으로 가는 동화책을 읽어준다. 하지만 모두가 네모돼지인데 오스터만 돼지모습 그대로다. 오스터도 그들과 함께 트럭에 실려 간다.
도살장 입구에 돼지엉덩이에 커다란 포크가 꽂혀 있고 ‘판매’라는 오스터가 모르는 글자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스터는 머리를 흔들어 안 좋은 생각을 지워버린다. 트럭이 커브 길을 돌 때 동글동글한 몸을 가진 오스터는 그만 트럭에서 떨어지고 만다. 울타리를 넘어가다가 자신이 어릴 때 보았던 할머니 무릎에서 이야기를 듣던 장면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오고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줄 아는 오스터는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은 그것을 세뇌 당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곳에서 훈련받은 책 읽어주는 돼지들을 만난다.
“당신은 오래 전부터 책을 읽어주었군요. 네모돼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면 가르쳐 줘요.”_67p
오스터는 오른쪽 왼쪽! 책 읽어 주는 돼지들과 좁은 네모통 안에서 네모돼지들에게 운동을 시킨다.
“이렇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나요?”
“그럼, 천국은 아주 가까워.”_69p
도살장 트럭이 와서 네모돼지들을 싣고 가고, 커브 길에서 오스터는 훈련시킨 대로 오른쪽 왼쪽! 을 소리친다. 트럭이 한쪽으로 기울고 돼지들은 풀숲으로 쏟아졌다. 과연 돼지들은 탈출 할 수 있었을까요?

네모상자 안에서는 돼지들이 오스터라는 책 읽어 주는 돼지가 없다면 열흘도 못 견디고 죽는다고 했다. 그래도 이야기를 들으며 천국으로 간다는 꿈을 가지고 사는 동안은 행복한 돼지로 살아간다는 게 오히려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드는 건 왜 일까? 인간이든 동물이든 한번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럴 바에야 행복하게 살다 죽음을 맞이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서 그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인간은 온갖 노력과 불법을 자행하고 비리를 저지른다. 이 또한 인간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책 읽어 주는 돼지를 훈련시키고 그로인해 네모상자 속에서 몸무게만 늘리고 있는 돼지에게 희망을 꿈꾸게 하고 그들은 천국에 가기 위해 먹이를 더 잘 먹고 몸무게를 불린다. 돼지가 몸무게가 불어날수록 인간은 행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기다려』 『고양이를 재활용하는 방법』 『고양이 국화』 『어느 날 집에 호랑이가 찾아왔습니다』 『나는 개』
나머지 다섯 작품은 여러분들이 직접 읽어봐요.

어느 날 갑자기 여러분 눈앞에 이상한 일들이 펼쳐지면……
그 해답은 책속에 있어요. 책속에는 희망이 있고 책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랍니다.
그렇다면 코로나로 인해 따분한 시간 마음을 키우는 책 읽기 어때요?
코로나_19 지혜롭게 보내길 바래요.

김태호작가님 프로필
동화 『기다려!』로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림책 『아빠 놀이터』는 직접 그림 그리고 글을 썼답니다. 『삐딱이를 찾아라』 가 있습니다.

기사 등록일: 2020-04-30
Juksan | 2020-05-10 1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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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글을 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견뎌내고 계시지요? cn Dreams 에서 수고 하시는 여러분,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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