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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캘거리 문인협회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
< 시 부문 > 박미경 님의 < 국화 꽃 엄마> 가작

주니 조경준 님의 <다짐> 입선

남파 Brian Kim < 빈 둥지> 입선

< 수필부문 > 당선작 없음



3월의 알버타는 썰렁하거나 춥거나 눈발이 날리거나이다.

때론 그 중 둘이 합쳐서 혹은 셋이 합동작전으로 올 때도 있다. 아직 봄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에 신춘문예를 하는 이유는 기다림과 새로움 때문이다.

새로운 작가와 글을 기다리는 마음을 통해 봄을 미리 맞아 보자는 것인데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더 간절해졌다. 영상 만능의 시대에 활자로 다가오는 문학 작품들은 봄 햇살처럼 따뜻하다.

따라서 작품의 질과 우열을 가리기 이전에 작품을 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일단 전하고 싶다. 그러나 심사는 그 중 하나를 뽑아야 하는 고충이 있기 마련. 결국 고심 끝에 시 부문에서는 박미경씨의 <국화꽃 엄마>를 가작으로, 남파 씨의 <빈 둥지>, 조경준씨의 <다짐>을 입선으로 그리고 수필 부문에서는 안타깝지만 당선작 없음으로 정했다.

시 <국화꽃 엄마>는 국화를 통해 돌아가신 엄마와의 추억을 담담하게 읊으면서도 시인 자신의 고유한 호흡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익숙한 표현들이 많고 시의 전개 또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점이 안타까웠다. 비록 가작으로 올리지만 글에 묻어난 자신의 색깔을 좀 더 참신한 표현으로 끌어 올린다면 앞으로는 더 좋은 작품을 쓰는 시인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남파 씨의 <빈 둥지>는 <국화꽃 엄마>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어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중복 이미지를 마지막 연에서 또 설명하는 것이 점수를 깎아서 입선에 머물렀다. 그러나 제출한 시 3편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이어서 앞으로가 역시 기대된다.

조경준씨의 <다짐>은 시에 대한 열정은 많으나 격언으로 흐른 구성이 좀 아쉬웠다. 그러나 성찰의 깊이가 충분해 역시 앞으로가 기대된다.

누군가의 작품을 심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처음 문단에 도전하는 분들이라 더욱 세심하게 관찰하고 토의하였다. 올 3월은 신춘 문예를 통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봄의 활력과 기다림을 잃어버린 우리 문단에 많은 위로를 주었다.

이번 공모에 당선되신 분들과 작품을 보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캘 거리한인 문인협회 신춘문예 심사위원 일동



국화꽃 엄마

박 미경



막내 딸을 보러 엄마는 일년에 두 번은 꼭 우리 집에 오신다

환하게 웃으시며 하얀 옷으로 꽃 단장을 하시고서



무슨 할 얘기가 많으신지 이야기 보따리를 송이송이 피우신다

소소한 보따리부터 큰 보따리까지



그런데 경상도 사투리로 크게 떠드시던 엄마는

말없이 은은한 향기가 담긴 보따리만 피신다



멀리 사는 막내가 어찌 사는지 궁금했는지

하얀 꽃 여러 송이 피워 딸 사는 모습 보시나 보다



당신 힘든 얘기는 막내에게는 전하지 말라고 하시던 엄마는

여전히 딸이 걱정인가 보다



하얀 웃음 크게 웃으시는 엄마는

이렇게 매년 두 번씩 국화꽃으로 우리 집에 오신다





시상(詩想)



2016년 3월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지인이 두 손에 고히 들고 온 작은 국화꽃이 4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3월과 10월에 두 번씩 하얀 꽃을 피웁니다. 올해도 핀 꽃을 보고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소감

이민자 삶이 다들 녹록하지 않을 테지만, 특히 모국 가족들의 대소사에 관여할 수 없는 일이 가장 서운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합니다. 시어머님의 큰 수술이 있었을 때도 이 곳 삶 때문에 가보지 못한 불효 막심한 며느리였으며, 친정 어머니 큰 수술 때도 언니들한테 짐 다 떠넘기고 또 가지 않은 못미더운 막내딸이었습니다.

친정 엄마는 수술 후유증으로 여러 달 고생하시다 회복 중에 폐렴으로 갑자기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의식이 없는 엄마만 뵐 수 있었습니다. 한국 방문 예정이어서 엄마 신발, 영양제, 잠옷, 스카프 등등 선물 가방에 꾸러미 꾸러미 넣었는데…… 설마 일어나시겠지 했는데…… 결국 신발은 신어보지 못하셨습니다.

처마 밑에 매달려 있는 둥지에는

매년 봄이면 제비가 찾아와 알을 낳는다



어미가 물어다 준 먹이를 서로 먹겠다고

목을 쭈욱 빼고 노란 입 벌리는 새끼들이

어느덧 다 벋지 못한 솜털을 매달고

둥지 끝에서 휘청이며 날개짓을 한다



새끼들이 첫 비행에 성공했을때

막 걷기 시작한 자식을 보는냥 신기했었는데

한 뼘도 않되는 여름이 그리도 길게 남았건만

빈 둥지만 덩그러니 남는다



혹시 안 돌아 올까 하는 걱정과

와도 금방 떠날 걸 아는 안타까움을

무심한 제비만 모르기에

둥지는 그렇게 항상 비워져 있다





소감문



시를 쓰려던 것은 아니였다. 결승선 없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다가 어느 날 불쑥 인생이 무심하게 던진 질문에 억울한 벙어리처럼 어쩔 줄 몰라 쩔쩔 메게 되었었고, 그러다가 불쑥불쑥 떠오르다 증발해 버리는 많은 생각들을 한 귀퉁이에 적어 놓을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이제는 어눌하게 글을 쓰는 시간이 관성으로 살아 오던 삶을 잠시 멈추고 오감으로 느끼는 방편이 되었다. 시를 쓰려하지 않을 것이다. 다르면 다른 데로 틀리면 틀린 데로 부끄러우면 부끄러운 데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를 기록하려 한다. 신춘문예를 통한 문우들과의 만남이 한없이 설렌다.











2020년 신춘문예 당선작을 위와 같이 발표하며 시상식은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이 진전되면 한인회관에서 가질 예정입니다.



당선되신 분들을 축하하며......



캘거리 한인 문인협회 회장 원주희

403-613-8000calkorlit@gmail.com




기사 등록일: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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