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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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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끌려 간 떡대의 이름이 명철이였다. 명철은 만묵동 쓰메끼리파의 중간 행동 대장이다. 쓰메끼리 파는 깍두기들끼리 부르는 용어고 오룡 상사라는 번듯한 이름도 가지고 있는 꽤 큰 조직이다.

이제 막 쫄따구 행동대원에서 벗어나 군대로 따지면 분대장 정도가 되었는데 갑자기 하늘 같은 직계 상관인 “김부장님”을 잡아오란 명령을 받았다.

명철은 파출소 내 구치소 안에 앉아서 안 돌아가는 짱구를 가열차게 돌려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평소 존경하던 김부장님을 왜 잡아오라 그랬을까? 그리고 평소 존경하던 김부장님은 왜 상처 입은 몸으로 때를 밀러 갔을까?

그것도 그 먼 충청도까지… 한참을 자기가 무슨 셜록홈즈나 되는 몬양 인상까지 써가며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옆에서 주구장창 자빠져 자던 막내 덕구가 부시시 잠에서 깨어 나며 씨부렁거린다.

“밥 언제 준데요?”

어이구 이걸 그냥… 참자… 니가 뭐 한 두 번이냐… 명철이 자신의 유려한 추리 능력을 다시 마음껏 펼치기 위해 다시 공상을 나래를 퍼떡거릴 찰라 덕구가 또 잽싸게 끼어 든다.

“배 안 고파여?”

“하~~ 그 새끼… 넌 기냥 처먹을 생각만 나지? 어이구.. 일차원적인 새끼….”

“아이 시팔… 밥은 메기면서 사람을 부려야 할 거 아녜요?”

“이 쉐끼 이종 사촌 조카놈 페이스 북 친구라고 해서 잘 해 줬더니 이제 아주 대가리 올라가 춤을 추네 춤을?”

“어제 저녁부터 굶었잖아요?

생각해 보니… 그랬다. 어제 저녁 때 끌려 왔는데 왜 설렁탕을 안 주지? 영화에서 보면 설렁탕 시켜 주던데… 배가 고프긴 고팠다. 앞 뒤 전 후 사정 모르고 평소 존경하던 김부장님을 쫓아 낡아빠진 목욕탕까지 기어 들어 갔었는데 왜 아직 안 빼 주는 걸까?

평소 같음 이 때쯤 인간 쓰레기, 중국 밀항 담당 고부장이 능글 거리며 나타나 형사들하고 쇼부를 칠텐데… 라고 생각이 들 찰라 고부장의 길게 늘어지면서 간들어지는 미사 여구의 인사말이 들렸다.

“아~이~고~~ 서~~ 형사~~~ 나리~~~”



명철은 아직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순대 국밥을 사정없이 입으로 쳐 넣고 있는 덕구의 모습을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 보고 있다.

“안 뜨겁니 넌?”

“뜨거워요”

“와~~ 그것도 기술이다 기술?”

“밥 먹을 때 건드리면… 확 물어 버릴꺼에요…”

“시끄러 쉐뀌들아~”

보다 못한 고부장이 말꼬리를 잘라 버렸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가하게 아이들 농담 들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귀때기 잠깐 줘봐”

그러자 밥 먹던 덕구가 귀때기를 내민다.

“니꺼 말구 새끼야”

“그럼 진작에 말씀 하셨어야죠… 잘 못 하셨네….여기 수육 하나 추가요~”

“그거랑 뭔 상관이야 새끼야~ 수육은 니 돈 내고 처먹어~~”

정작 심각한 사람은 명철이었다. 김부장은 명철과 덕구에게 큰 형님 같은 사람이었다. 형님처럼 자신들을 챙겨주던 따듯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도 사심 없이 따랐던 사람인데… 윗대가리로부터 내려 온 명령이라 따르긴 따랐지만 여간 불편 한 것이 아니었다.

실없는 대화를 들으면서도 고부장이 귀때기를 잠깐 달라는 이유가 심히 궁금해졌다. 왜냐하면 고부장이 한 달 전부터 명철과 덕구에게 시킨 일 때문이었다.

“김부장님 어찌 되셨어요?”

그러자 고부장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씨부렸다.

“그 새끼 죽었어!”

헉~ 하다못해 덕구도 정확히 약 3.5초간 숟가락질을 멈췄다. 김부장님이 죽었다니? 김부장님이?

“얘기 들어 보니까 김부장이 죽기 전에 때밀이한테 뭔가 말 했다매?”

“네… 뭐라 이야기 했는데…. 때밀이는 잘 못 들었다고…”

그러자 고부장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명철에게 바짝 다가들며 또렷이 뇌까렸다.

“김부장이 죽어 준 건 우리에겐 절호의 찬스다”

“예?”

그랬다. 사실 명철과 덕구에게 김부장을 감시하라고 지시한 것은 바로 고부장이었다. 평소 존경하는 김부장을 감시 하는 것이 그리 탐탁지 않은 일이었지만 고부장의 압박도 그렇고 무엇 보다도 조직의 보스인 회장님의 명령 때문이기도 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어마어마한 돈을 조직 몰래 만질 수 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부장은 자세한 이야기는 설명해 주지 않은 상태였었다.

“이번에 중국서 들어 온 거… 전부 갖고 발랐어”

“네? 기… 김부장님이 그럴 분이 아닌데..”

“죽기 전에 숨겨 논 장소를 때밀이에게 얘기 한 거란 말이야”

고부장 말이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김부장이 다루는 돈의 액수가 장난이 아닌데 그걸 다 꿀꺽? 거기다 때밀이가 꿀꺽한 돈의 출처를 안다?

“찾아라!”

명철의 유려한 추리가 고부장의 날카로운 외마디에 산산조각 나 버렸다. 찾는 건 당연하다. 근데 왜 지가 보스처럼 이야기 하고 지랄이야?

“먼저 찾으란 말이야… 김부장이 두 건을 했어. 한 건은 윗 쪽에서
몰라 먼저 찾으면 한 건은 우리가 먹을 수 있단 말야 알간?”

고부장이 떴다는 것은 돈 냄새를 맡았다는 것이었다. 그럼 그렇지,
헥? 머리 회전이 느려 이제야 감동이 온다. 두 건 중 한 건이란 건 명철이나 덕구나 심지어 고부장까지 평생에 한 번, 아니 그냥 만졌다가 돌려 준다 해도 건들지 못 할 큰 돈이었다.

먼저 찾으면 엄청난 돈이 생긴단 말이지? 이 지겨운 건달 생활을 청산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김부장님에겐 안 된 이야기지만 이미 김부장은 죽지 않았던가?

“고부장님! 천천히 먹고 오세요 저 먼저 갑니다”

고부장은 이제야 명철의 머리 속에 보낸 메시지가 닿은 것 같아 참 느린 새끼… 하면서도 얼른 명철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두 건이란 건 너랑 나랑만 아는 거야~”

“에이~~ 형님도~~ 내가 차일든 줄 아슈?”

“어? 이 쉐끼 갑자기 왜 형님이야?”

“아무렴 어때요? 이제 곧 태국에 휴가 같이 갈 사인데…”

“덕구~~ 덕구~~ 나도요…나도…”

“닥치고 따라 오기나 해 새끼야~~”

명철이 덕구의 귓때기를 잡아 끌어 나가자 고부장은 그 들의 뒷모습을 보며 흡사 영화 오스틴 파워의 “닥터 이블”의 싼티 나는 미소보다 더 느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기사 등록일: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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