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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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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찾아 삼 만리

“저기요 혹시 새로운 소식 없나요?”

규원은 우선 경찰서 미아 찾기 센터를 다시 찾았다. 수없이 찾은 곳이고 또 지금껏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 했지만 그래도 다시 아이들을 찾는 순서는 이곳이 첫 번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오셨네요… 새로운 결과가 나오면 바로 연락 드린다고 했잖아요…”

“가만 있을 수가 없어서요…
거기다 제가 이제 핸드폰이 생겨서… 번호 좀 바꾸려고요”

경찰서를 나오는 규원의 발걸음이 예전과 다르게 힘이 빠지지 않았다. 국내에만 있다면 어디든 찾을 수 있다. 그래 찾을 수 있어…

동생들은 규원의 목숨과도 같았다. 이제 세상에서 규원과 채원, 지원 세 남매만 남았다.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다른 아이들처럼 잘 먹이고 잘 입혀 보지도 못 했다. 그것뿐인가? 자신을 포함해 양부의 학대로 죽을 고비도 넘겼었다.

규원은 자신이 성인이 되면 아이들과 독립해서 그 지긋지긋한 생활을 끝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그 놈의 법이란 것이 학대 받을 땐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양부로부터 벗어 날 때는 법적 보호자 운운 거리며 거대한 장애물로 변해 규원을 가로 막았다.

규원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홀트 아동복지 센터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국외로 입양 되었는지 유무를 먼저 확인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헌데 그 시각, 연준도 그 곳에서 연준이 부모 찾는 일을 처음부터 지원하고 도와 주시던 한 신부님과 만나고 있었다.

“마음의 결심은 했나?”

“아직요…”

“설마… 그냥 돌아 갈 생각은 아니지?”

“말 한다 해서 달라지는 게 있나요?”

“그래도… 부모잖아…
자네가 아버지를 어찌 생각 하든 그거와는 별개로
아버지에게도… 자식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 거 아닐까?”

“한국 부모들은 참 편하네요…
자식 버려 놓고… 자기들 필요 할 땐 다시 볼 수 있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는가?”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도와 준 신부님에게 조차 모진 말을 하는 연준은 마음 한편에선 그런 자신이 싫었다. 하지만 언제나 불같이 화가 나고 매서워지는 연준이다. 신부님께 못 된 말을 한 게 마음에 걸려 시선을 창 밖으로 돌리는데 규원이 접수대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친족 관계가 아니면 말씀하신 아이들의 정보를 열람 하실 수 없습니다”

규원은 아차 싶었다. 짐승만도 못 한 양부로부터 벗어 나기 위해 계약 결혼 시 가족관계 증명서 상 완전 독립을 해 버려서 법적으로는 아이들과 관계가 성립되어 있지 않았다. 이 때 연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위탁 가정 기록을 볼 수 없나요?
입양 전에 위탁 가정에서 머물렀을 텐데요…”

규원이 돌아 보자 미소 짓고 있는 연준의 모습이 보였다. 규원이 놀라 되물었다

“연준씨”

그러나 접수대 여직원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죄송 합니다”

연준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가로 젓곤 규원의 어깨를 돌려 밖으로 나온다.

“동생들 찾고 있는 거지요?”

규원은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그.. 그걸 어떻게…”

“경찰서 반장님한테 들었어요…”

규원은 말을 잇지 못 했다. 지금까지 도움 받은 것만해도 갚을 길이 막연한데 더 이상 연준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규원으로선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죄송 합니다 더 이상 폐를 끼칠 순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 부모… 내 형제를 찾아야 하는 그 심정…
저 만큼 잘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규원은 연준이 자신과 DNA가 맞지 않았을 때 실망하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거기다 하도 돌아다니고 알아 봐서 스킬도 있어요… 방법이요…”

“방법이요?”

“네… 규원씨의 경우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 되었다면 규원씨
가짜 아빠의 Document에서 expelled 되어서 법적으로
이름이 없어지게 되어 있어요… 가짜 아빠 서류를 확인 하면 되요”

“그럼.. 가족 관계 증명서?”

“그럴려면 아이디가 필요해요.. 가짜아빠 아이디든 아이들 것이든…”

“아이들 통장하고 여권이 저에게 있어요…
만일을 위해 제가 만들어 뒀어요…”

“Sounds good~ 그럼 우선 갈 데가 있어요”

연준이 규원을 손을 잡아 끌고 간 곳은 백화점이었다. 이곳 저곳 구경하고 푸드코트에서 꼬치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등등 엉뚱한 행동을 해서 규원을 어리둥절하게 만들더니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컴퓨터 매장이었다.

“어? 저거 봐요… “

“네?”

“Laptop.. 아니 여기서는 노트북이라고 하나? Anyhow…
세일 하는 것 같은데요? 가봐요 우리…
규원씨도 방에 컴퓨터 하나 있어야 하잖아요…가요..”

규원은 연준에게 이끌려 갔지만 당연히 비싼 노트북은 살 형편이 못 돼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 쓰던 컴퓨터도 시댁에서 쫓겨 나오듯 해서 가지고 나오지 못 했고, 아직 정규 월급을 받지 못 해 컴퓨터를 살 여력이 없었다.


“와~~ 그러니까… 새 모델 릴리즈 되었다고 5%만 내면
한 달 Free로 쓰게 해 준다고요?”

점원이 알아 듣기 쉽게 규원에게 다시 설명해 주었다

“한 달 후에 사용후기를 잘 쓰셔서 선택 되시면 공짜로 가지실 수 있습니다.”

“이.. 이런 기회를 제게 준다고요?”

“뭐 해요 안 고르고? 오늘 당장 필요하단 말이에요…
무슨 Color 할거에요?”

규원은 조그마한 안도의 숨을 쉬었다. 또 이 비싼 노트북을 연준이 사준다고 할까 봐 전전긍긍했던 규원이었다. 거기다 아이들을 찾으려면 컴퓨터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었다.

“피.. 핑크색이요…”

“ 5%~~ 그러니까… 5만원만 내요… “

“네… 여기…”

눈치 챘다시피 이건 연준이 연출한 상황이었다. 연준이 규원에게 노트북을 하나 장만해 주고 싶었는데 자존심 강한 규원이 마음 상할까 고민하다가 규원이 화장실 간 사이 직원에게 이미 비용을 지불 것…

어쨌든 규원은 마음이 든든해졌다.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서울에서는 PC방을 다녔지만 싸가지 동네는 피시방도 멀리 떨어져 있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내친 김에 연준은 싸가지에게 전화를 걸어 규원의 옥탑방으로 인터넷 서비스 신청을 좀 해달라 했더니 예의 그 “나 이런 거 하는 사람 아냐~” 라고 지랄 치면서 끝으로 통신사는 어디가 좋으냐고 물어 보고 끊었다.

규원의 옥탑방이 다시 북적거렸다. 인터넷 기사가 작업을 하고 있었고 규원과 싸가지는 중계기의 위치 그리고 유선 아웃풋 등을 정하느라 분주하다. 연준은 그런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연결이 다 되었나 보다.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그래서 노트북을 산 것 아닌가?

“거래 은행 웹 싸이트에 가서… 그거 만들어야 해요… 그거…
내가 미국에서 태권도 할 때 쓰던 말인데… 고… 공인… 일단…”

“공인 인증서 인마~~”

“와…. 못 생긴 아저씨가 그런 것도 알아?”

“이 시키가 누굴 과부집 문고리 숟가락으로 아나?”

“No Comment… Answer 할 시간 없다…”

“다 만들었으면… Site에 들어가서.. 그래요.. 그거…
제적.. 사항 표시~ 그거 체크 해요….”

“그리고… 열람…. 누르면 될 것 같아요”

어렵게 띄운 가족관계 증명서에는 양부 밑으로 채원이와 지원이의 이름이 보였다.
규원이 기쁨에 차 소리 질렀다.

“있어요… 있어요….”

“그래요…. 적어도 국내에 있다는 소리에요….”

“있어요… 흐흑… “

규원이 거의 통곡에 가깝게 운다. 싸가지가 영문을 몰라 눈짓으로 물어 보고 연준이 모른 척 하라고 연신 고개를 저어 보인다. 그렇게 한참을 서럽게 우는 규원이다. 그 모습을 보다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는 연준… 싸가지는 영문을 몰라 계속 멀뚱거리고…

“미안해요.. 죄송 합니다”

“왜 그라는 겨 샥시?”

그러자 연준이 잽싸게 싸가지 질문을 막는다.

“아 됐고…”

그리곤 한숨 돌려 규원의 방을 훑어 보는데 벽에 그림들이 빼곡히 붙어 있다. 자세히 보니 규원이 그린 그림들인데 옷을 디자인 한 것 같다. 야구복, 경찰 츄리닝 하물며 싸우나 복까지 모두 유니폼이다. 급히 화제를 돌리려고 연준이 가볍게 한마디 한다.

“근데… 이 그림들 뭐에요?”

그제서야 미소 지어 보이는 규원

“별거 아니에요… 제가 디자인 해 본 유니폼들인데…
제가 유니폼 디자인을 해 보고 싶은 꿈이 있어서…”

“와우~ Awesome~~ 좋아요~~”

“이거 뭐야… 싸우나 빤쓰까지 있네? 알긋다~~”

“뭘?”

“이런 거 있음 진작에 야글 하지 그랬쓰~~
건너편 황제 싸우나 부텀 당장 바꾸라 해야 쓰것다…”

“아니에요 아저씨.. “

“가만 있어 봐~ 이 좋은 기술 왜 썩히는 겨?
야구복은…. 동대문 시장 문씨 조지면 될 것 같고…
경찰 츄리닝은…. 아 그래 임순경~~ “


기사 등록일: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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