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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주일연합예배 단상 - 글 : 청야 김민식 (캘거리)
고성복 화가의 밴프 스프링스 호텔 배경의 유채화 작품  
2022년 COVID 팬데믹 부활주일, 캘거리 교역자 협의회 주최 부활절 연합집회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설쳤습니다.
전날 가게 일의 피곤함 때문인지 서둘러 잠을 청했는데도 자정을 넘겨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영하 5도의 찬 공기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창문을 열고 침례교회 마을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았습니다. 봄의 전령사 로빈새 부활의 노랫소리가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로빈새가 예수께서 가시 면류관을 쓰고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를 지고 올라갈 때에 이마에 박힌 가시를 뽑아내려고 애쓰다 가시 면류관에 찔려 온몸에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이민 초창기 한인침례교회에 4년 정도 출석했고 그 동안 그 교회에서 다섯 번의 연합 집회 장소를 제공했기 때문에 낯설지가 않습니다. 어느 곳이 철새 로빈새의 서식지인지 생생한 기억을 더듬어 귀를 쫑긋거리며 시속 20km 서행 운전을 했습니다.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노래를 합니다. 목소리로 보아 부지런한 늙은 로빈새 한 마리가 힘없이 지친 노래를 합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로빈새 수놈들이 먼저 도착해 자기의 영역을 확보하고
마을을 향해서 우렁찬 구애의 새벽 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우리 집 현관 처마밑 로빈새와 딱새는 올해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장면들이 귓가에 은은하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아침 6시, 정오, 저녁 6시 세 차례에 걸쳐 기도시간을 알리기 위해 울리는 성당의 종소리, 훈련에서 돌아오는 프로이센 병사들의 나팔 소리, 그 시간에 울어대는 개똥지빠귀(로빈새)의 울음, 영상처럼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구애하는 수놈의 애잔한 노래는 베르디의 "개선행진곡" 트럼펫 연주보다 더 쩌렁쩌렁한 소리로 마을의 새벽 공기를 깨트리는 있습니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다섯 번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두 번은 팬데믹 때문입니다. 한 번은 어머님이 별세하시고 몇해 후, 집회에 참석하려고 교회 마당에 정차한 순간 로빈새의 청아한 노래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머니의 음성처럼 들렸습니다. 차 안에서 한참을 그리움 때문에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해 마당에서 예배를 보았습니다. 해마다 참석한 것도 부활의 은혜였습니다.

나는 젊어서부터 ‘부활체 신학’을 신봉했기 때문에 예수의 부활 사건을 믿습니다.
부활의 믿음 때문에 2년이 넘는 팬데믹 기간 동안 성탄 주일 두번 만 가게 문을 닫고 그외는 모두 문을 열었습니다. 기적 같은 부활의 은혜입니다. 부활의 힘으로 힘들고 험한 서양 식당을 한 곳에서 28년을 버티고 있습니다.
COVID 팬데믹 환란이 삶의 Happy pandemic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나온 삶의 부끄러움들이 부활의 은혜로 새로운 생명의 선한 용기가 생겼습니다.

고난을 이기고 죽음을 넘어 서는 희망의 순간들을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예수의 부활사건은 저 넘어 사건 이전에 우리 삶 속에 융합되어 녹아들 때 생명력으로 살아납니다. 병마도 능히 물리치는 체험을 합니다. 매일 창조적이고 수직 상승하는 진정한 체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제는 부활의 신앙이 존재의 철학, 인문학과 함께 나의 내면에 녹아져 하루하루가 성스럽고 즐겁습니다.
보이는 사물마다 지니고 있는 의미의 선한 스토리가 들려옵니다,
내가 존재해야만 하는 참된 이유들이 깨달음으로 다가오며 새로운 용기를 줍니다.
매일 똑같은 것을 바라보아도 어제 보는 것과 오늘 보는 것, 상승의 차이를 느낍니다.

몇 년 전에 캘거리 한인 화가들의 그림 전시회장에서 고성복 화가의 밴프 스프링스 호텔 배경의 유채화 작은 그림 한 점을 구입했습니다. 액자가 다소 흠집이 나서 상품가치가 떨어져도 얼른 가격표 300불 현금을 주고 구매했습니다.
서재 책상 앞에 놓고 매일 바라봅니다. 볼 때마다 새로운 다름의 차이로 다가옵니다.
오늘은 지는 가을 풍경의 그림 소재를 감상하면서 인생의 지는 가을을 생각합니다.
늙음을 슬퍼할 여유가 없습니다. 부활의 주님과 함께 생명의 봄을 다시 꿈꾸고 있습니다.

캘거리 부활주일 새벽연합 예배는 캘거리 성도들에게 주어지는 주님의 특별한 선물 같은 것,
올해는 특히 두 해 동안 집회가 역병으로 중단된 뒤 처음 열리는 소중함 때문에 더욱 각별한 예배이었습니다.

몇년 전부터 젊은 목회자들이 임원이 되어 이끄는 부활주일 예배가
어느 순간부터 맥빠진 예배처럼 느끼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기쁨이 없었습니다.
부활 찬송, 설교, 기도 모든 인도자가 마치 새벽 선잠에 부스스 깨어나서
마지못해 진행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은혜스러운 부활의 예배 분위기가 그립습니다.

한국의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부활주일 연합예배 실황의 영상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내외분이 함께 참석해 부활의 의미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한국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사랑의 교회 부활주일 기념 새벽 기도회 생방송 예배를 함께 드렸습니다. 넓은 예배당이 차고 넘쳐
부속 건물에서 부르는 힘찬 부활의 찬송과 기도 소리, 한국교회의 교인들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부활 신앙의 확신과 주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틈나는 대로 팬데믹 기간 동안 새롭게 사유한 생물들의 이야기들 -
로빈새, 까치 갈매기 코요테 등 관찰한 이야기들을 기고하려고 합니다.



기사 등록일: 20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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