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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흙 수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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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열매 그리고 벗 > - 수산 이혜선 (캘거리 문협)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초록 잎사귀들이 말없이
꽃을 받쳐주고 있었어요

꽃은 자기가 제일 예쁜줄 알았어요
한 짓궂은 아이가 와서
꽃을 받치고 있는 초록받침 잎을 모두 떼어 버렸어요

꽃은 벌거 벗은듯이 부끄러웠어요
꽃은 초록 받침 잎사귀기 때문에
자기가 예쁘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그때부터 그 꽃은
초록 잎사귀가 고맙고 귀해
해가 지면 고개를 낮추어
초록잎사귀랑 조잘조잘 얘기합니다.

주렁주렁 탐스런 열매가 열렸습니다
햇볕을 먹고 누가누가 더 크나 자랑하듯
알알이 맺혔어요
나뭇가지는 힘이 들어 추-욱 늘어지더니
열매와 함께 꺽여 버렸어요
열매는 가지가 주는 영양분을 먹고 자람도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가지야 가지야
조금만 더 버텨다오
열매는 귓속말로 속삭입니다
널 가볍게 해 줄
내가 빨리 내려갈께

기사 등록일: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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