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폭주·RV 판매 급증…캠핑카·차박족 성지 된 앨버타
15개 주립공원에 330개 신규 사이트 개방, RV 출하량 23.5% 늘어, 레저 인프라 확충 속도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며 밴프 방향으로 달리는 차량들 (사진 : 이정화 기자)
(이정화 기자) 캠핑 시즌이 저물고 있지만 앨버타의 야외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올봄부터 주요 주립공원 예약이 연일 조기 마감되는 등 차박과 RV(레크리에이션 차량) 이용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앨버타 공원청은 올해 캠핑시즌을 대비해 15개 주립공원에 330개의 신규 캠프사이트와 그룹 캠핑 구역 2곳을 추가했다. 레저 수요가 팬데믹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용자들의 예약 경쟁 역시 치열하다. 작년 앨버타 주립공원에서 처리된 캠핑 예약 건수는 22만8000건을 돌파했다. 방문객은 약 230만명 선으로 파악된다. 이 기세를 타고 올해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 RV 판매 급증, 주정부도 인프라 확충 나서
캠핑의 인기는 RV 열풍으로 이어졌다. 캐나다 레크리에이션 차량협회(CRV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RV 도매 출하량은 9987대로 전년 동기보다 23.5% 뛰었다. 팬데믹 이후 레저 차량 수요가 꾸준히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주정부도 레저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앨버타주는 캠프사이트 추가 조성에 이어 RV 이용 편의와 차량 기반 레저 환경 개선을 추진 과제로 삼았다. 공원청은 RV·캠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편의시설 확충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구체적 로드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주립공원 중심의 이용 편중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캘거리 시민들 사이에서도 체감 변화가 뚜렷하다. 시눅에 거주하는 40대 한인 A씨는 “날이 제법 쌀쌀해졌는데도 주말 인기 사이트는 여전히 좋은 자리 찾기 어렵다”면서 “결국 외곽 사이트로 차박 장소를 옮겼다”고 말했다. 다운타운에 사는 30대 직장인 B씨는 “날씨가 작년보다 따뜻해서 캠핑 시즌이 길어진 느낌”이라며 “이번 주말엔 레이크루이스 캠핑장을 예약했는데 벌써 설렌다”고 웃었다. 이처럼 앨버타의 야외 문화는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즐길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캠핑과 차박이 일상으로 스며든 와중에 수요와 인프라의 균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확충에 나섰고 시민들은 그만큼 자연으로 향하고 있다. 앨버타의 드넓은 하늘 아래 레저의 계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