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람

(CN Analysis) 일자리 감소에도 실업률 하락…“통계 착시,..

관심글

관심글


(생활 칼럼) "눈 피하면 거짓말, 문 안 잡으면 무매너"…이민자가 꼭 알아야 할 캐나다 문화 코드

(사진출처=CBC) 
(이은정 객원기자) 낯선 땅에 정착해 살아가다 보면 언어의 장벽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문화의 벽'이다. 한국에서는 예의 바르다고 칭찬받던 행동이 이곳 캐나다에서는 오해를 사거나, 반대로 무심코 한 행동이 큰 실례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다름을 이해하고 그들의 방식을 존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 교민들이 놓치기 쉽지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캐나다의 생활 예절과 문화 코드를 알아본다.

가장 먼저 부딪히는 차이는 '시선 처리'와 '인사법'이다. 한국에서는 윗사람이나 낯선 이와 대화할 때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자칫 도전적이거나 무례하게 비칠 수 있어 적당히 시선을 아래로 두는 것이 겸손의 미덕이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정반대다.

대화 중 눈을 맞추지 않으면(Eye contact) 자신감이 없거나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고개를 숙이는 정중한 인사 대신, 미소를 머금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가벼운 악수와 함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이곳에서는 가장 환영받는 인사법이다.

공공장소에서의 '거리 두기'와 '배려' 또한 필수적으로 익혀야 할 매너다. 붐비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어깨가 부딪혀도 묵묵히 지나가는 한국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옷깃만 살짝 스쳐도 반사적으로 "Sorry(미안합니다)"라는 말이 튀어나와야 한다.

타인의 개인 공간(Personal Space)을 침범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건물이나 상점을 드나들 때 뒷사람을 확인하지 않고 문을 닫아버리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된다.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은 캐나다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상 속 에티켓 중 하나다.

식당에서의 풍경도 사뭇 다르다. 한국식 "저기요!" 문화에 익숙한 교민들이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큰 소리로 직원을 부르거나 호출 벨을 누르는 것이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 요청 방식이지만, 캐나다에서는 담당 서버와 눈이 마주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식사 예절 또한 연장자를 우선시하고 격식을 차리는 한국과 달리, 캐나다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며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긴다. 다만, 식사 중 소리를 내지 않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테이블 매너는 여전히 중요하다.

대화의 주제를 선정할 때도 '프라이버시 존중'이 핵심이다. 한국에서는 초면이라도 나이, 결혼 여부, 직업 등을 물으며 서열을 정리하고 공통점을 찾는 것이 친근함의 표시였지만, 캐나다에서는 이를 사생활 침해로 여길 수 있다. 대신 날씨, 스포츠, 취미 등 가벼운 '스몰 토크(Small talk)'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신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돌려 말하며 상대의 의중을 살피는 한국식 화법보다는, 명확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오해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선물을 주고받는 순간과 시간 관념에서도 문화 차이는 뚜렷하다. 한국에서는 선물을 받을 때 두 손으로 공손히 받고, 주는 사람 앞에서는 바로 뜯어보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선물을 받은 즉시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또한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적인 약속에 유동적인 한국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약속 시간을 엄수하는 것을 신뢰의 기본 척도로 삼는다. 늦는 것을 큰 실례로 여기므로 시간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이처럼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는 시선 처리부터 문을 여닫는 사소한 습관까지 곳곳에서 차이를 보인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다름을 이해하면 삶이 편해진다"는 말처럼, 캐나다의 문화 코드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 녹여내려는 작은 노력들이 모일 때, 우리의 이민 생활은 한층 더 여유롭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26-01-27


나도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