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청야 김민식 수필가 - 모국 스토리 문학 수필부분 신인 작품상 수상
청야김민식 수필가
모국의 중견 문학지인 “스토리 문학” 2025년 상반기호 통권 114호에서 캘거리 동포 청야 김민식씨가 신인 작품상을 수상하며 모국문단에 한번 더 등단했다 .
현재 캘거리 남쪽에서 Tommy’s Pizza를 30여년간 운영하고 있고 (사)한국문인협회 알버타지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작가는 세편의 작품을 응모하여 “어머니의 왼 호미 “가 당선되었는데, 어렵고 힘든 33여년 이민 생활의 여정속에서도 쉼 없이 이어온 문학의 열정과 봉사, 칠순을 넘어서도 식을 줄 모르던 향유의 꿈이 드디어 아름다운 앨버타의 대평원 위에 꽃을 피우며 결실을 얻게 된 것이다.
김 작가는 21년 전 열린문학으로 고국문단에 등단하였으나 그의 문학사랑이 키운 열정은 더 나은 자아 발견에 있었다. 고국에 대한 향수 또한 좋은 수필의 텃밭이 되었고, 로키의 고고한 대자연은 덤으로 좋은 글의 씨앗이 되어 재 등단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김 작가는 최근 설립된 (사)한국문인협회 앨버타지부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문협은 앨버타와 캐나다 한인 문학도들의 열정을 응원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모국 문단에 등단할 수 있는 가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제1회 신인문학상”에 참신한 문인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하였다. (기사 제공 : 한국문협)
2025 통권 114호 스토리문학 당선 수필 심사 평
“연륜과 경험이 버무려진 향수의 노래”
김민식 수필가에게 ‘신인상’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이미 20여 년 전 문단에 이름을 올린 수필가이며, 현재도 캐나다 알버타 지역 문인들 사이에서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스토리문학>에 수필집 한 권 분량의 원고를 보내며 다시 추천을 요청한 것은, 우리 문학지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남은 생을 스토리문인협회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급 신인을 평가한다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몇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이국만리 캐나다까지 가져가 소중히 간직해 온 어머니의 유품, 왼 호미를 떠올릴 때, 독자의 마음도 함께 아려 온다. 이민 생활이 길어질수록 고국에 대한 향수는 깊어지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은 더욱 간절해진다. 그에게 왼 호미는 오랜 향수를 달래는 비행기 티켓이자, 감기를 앓는 나이 든 아들에게 어머니가 내리는 따뜻한 처방전 같은 존재일 것이다.
김민식 수필가의 작품은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고 진술이 부드러우며, 일화와 함께 녹여낸 가벼운 주장이 독자의 가슴에 자연스럽게 와 닿는다. 그의 글에는 삶의 연륜이 배어 있으며, 향수 어린 감성이 절제된 문장 속에서도 깊이 스며든다.
지난해 말, 그는 캐나다 한인 사회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하기 위해 고국을 찾았다. 필자도 그 자리에서 잠시나마 만나 뵐 수 있는 영광을 가졌다. 앞으로도 <스토리문학> 출신 작가로서 캐나다 이민 사회에서 더욱 존경받는 문인이 되시길 기원한다.
심사위원: 오경자, 김순진(평), 이상목
당선 소감/김민식 (수필)
새해 첫날 새벽은 묵은 것을 씻어내고 새 출발을 다짐하게 하는 순간이다. 귀소본능을 지닌 로빈 새가 첫 노래를 부를 때까지, 나는 매일 새벽 창문을 열어놓는다. 새해 첫날 일출을 보는 기쁨보다, 며칠 동안 공중을 날며 맹수의 공격을 피해 절반 이상이 살아 돌아온 로빈 새들의 귀환을 보는 기쁨이 더 크다. 그들의 생환을 바라보며 나 역시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눈시울이 붉어지곤 한다.
'노년의 역주행'이라는 말은 가슴을 뛰게 하는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 인생의 연륜이 깊어 갈수록 삶의 감동도 더욱 깊어지는 법이다. 이방인으로 살아온 33년 동안 꾸준히 글을 써왔고, 모국 문단에 등단한 지 20년 만에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었다. 다소 욕심이었을까? 몇 편의 글을 보내 놓고도 생업에 바빠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다 당선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낯선 기억과 현실 속에서 허우적대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평생 소리 없는 봉사를 실천하며 나눔과 비움을 삶의 중심에 두어 왔고, 그로 인해 캐나다 한인 봉사대상과 모국 정부로부터 커다란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모국 문학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스토리문학의 신인작품상 당선 소식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이 많다. 언제나 곁에서 헌신해 준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 순수 문학의 길을 함께 걷는 알버타문학의 문우들, 그리고 캘거리 한인회, 노인회, 노년대학에서 함께해 온 많은 친구와 지인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재 등단의 길을 열어 주신 스토리문학의 김순진 교수님과 심사위원님께도 깊은 감사를 올린다.
새해 새날이 밝았으니, 나의 글도 인생의 황혼 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의미를 깨닫고 우정의 날개를 펼 수 있게 된 듯하다. 부끄럽지만,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