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총리, G7 회담에 모디 인도 총리 초청… 시크교계 “배신감” - 캐나다와 인도, 외교 관계 회복 신호탄?
카니 총리(왼쪽)가 G7 정상회의에 모디 인도 총리를 공식 초청했다. (사진출처=CNN)
(안영민 기자) 카니 총리가 G7 정상회의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공식 초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캐나다 내 시크교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도 정부가 작년 시크교 분리주의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 암살 사건에 연루됐다는 캐나다 당국의 발표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으나, 이번 초청을 통해 그동안 얼어붙었던 외교 관계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총리실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6일 모디 총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초청 의사를 전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와 인도는 깊은 인적 유대를 지닌 민주주의 국가로서 공동의 이익을 바탕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초청 수락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모디 총리는 지난 4월 캐나다 총리에 새로 취임한 마크 카니에게 “양국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는 19개월 만의 첫 공식적인 유화 제스처로,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디의 캐나다 방문은 캐나다 국내 시크교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세계시크교기구(World Sikh Organization)의 법률고문인 발프리트 싱은 “인도 정부가 캐나다 내 범죄조직, 폭력, 심지어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경고를 RCMP가 한 바 있는데, 이번 초청은 캐나다 가치와 법치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작년 6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리 시크 사원 밖에서 총격 살해된 시크 분리주의자 니자르 사건이 있다. 당시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는 하원 연설을 통해 “인도 정부 요원이 니자르의 암살에 연루됐다는 신빙성 있는 정보가 있다”고 밝혀 국제적 파장을 일으켰다. 인도는 니자르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해 왔으나, 암살 관련성은 전면 부인해왔다. 현재까지 인도 국적자 4명이 니자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상태다.
카니 총리는 이번 초청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캐나다는 법치국가로서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인도는 세계 5위 경제대국이자 핵심 공급망 국가이므로 “G7 의제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보수당 피에르 포알리에브르 대표는 이번 초청이 “타당한 결정”이라며 “자원 수출 및 안보·무역 협력을 위해 인도와의 관계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 인도는 작년 외교 갈등 이후 서로의 외교관을 추방하며 관계가 급랭했지만, 이번 G7 회담 초청을 계기로 실무 협의 채널이 복원되는 분위기다. 카니 총리실은 “양국 간 법 집행기관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안보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