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캘거리 스탬피드 개막…홍역 비상 - 전문가들 “영유아·고위험군은 참석 피해야”...“대규모 집회, 감염 위험 높아”
캘거리 스탬피드 (사진출처=CTV)
(안영민 기자) 앨버타 전역에서 홍역 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캘거리 스탬피드 2025년 행사가 10일간의 일정으로 4일 개막됐다. 보건 전문가들은 고위험군 주민들에게 참석 자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올해 스탬피드는 13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홍역 전파 위험을 더욱 높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앨버타는 현재 지난 반세기 중 가장 심각한 홍역 유행을 겪고 있으며, 3월 이후 지금까지 누적 감염자는 1,179명에 달한다.
앨버타 소아과협회 대표인 샘 웡 박사는 “열흘간 수많은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 모이는 것이 큰 위험 요소”라며 “내가 갓난아기 부모라면 절대 스탬피드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캘거리에서 자라 스탬피드를 좋아하지만, 올해는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홍역은 폐렴, 뇌염, 조산, 사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특히 백신을 맞지 못한 유아, 임산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위험이 크다.
앨버타의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따르면, 영아는 생후 12개월에 첫 번째 홍역 백신을, 18개월에 두 번째 접종을 받는다. 그러나 현재 유행 상황에 따라 남부·중부·북부 지역의 생후 6개월 아기들에게는 조기 접종이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앨버타 지역 아기들이 조기 접종 대상은 아니어서 일부 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캘거리대학교 미생물학 교수인 크레이그 제너 교수는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1차 접종만 받은 성인과 아이들의 감염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통계적으로 스탬피드 행사장에 홍역 환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스탬피드에 오는 많은 이들이 현재 유행이 심한 남부, 중부, 북부 지역에서 이동해오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행사장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너 교수는 “홍역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최대 2시간까지 남아 있고, 증상이 없을 때도 전파된다”며 “환자가 떠난 공간에도 이후 방문객들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캘거리 스탬피드 외에 에드먼튼에서 7월 말 열리는 K-데이즈 같은 행사도 감염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에드먼튼의 스톨러리 아동병원 소아감염내과 전문의 카리나 톱 박사도 “위험이 크지 않다면 외출 자제를 권유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영유아를 둔 가족들과 고위험군은 대규모 행사 참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톱 박사는 스탬피드를 계기로 감염이 확산돼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환자가 적었던 캘거리에서도 유행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월 이후 캘거리 지역에서는 24건, 에드먼턴 지역에서는 10건의 홍역 사례가 보고됐다.
앨버타 보건당국도 홍역 위험을 인지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건부 관계자는 “대규모 행사는 홍역 등 호흡기 질환의 노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모든 참석자는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지키며, 몸이 아프면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5세 미만 유아, 임산부, 면역저하자 등은 대규모 행사 참석 시 위험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앨버타 정부는 ‘홍역에 걸리지 말고 예방접종을 받자’라는 캠페인을 8월 초까지 연장했으며, 감염 사례와 노출 정보는 웹사이트를 통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캘거리 스탬피드 행사장에 홍역 관련 경고 문구가 부착될지 여부에 대해 행사 주최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공중보건당국의 지침을 따를 것을 권고한다”고만 밝혔다.
제너 교수는 “스탬피드에 하루 10만 명 이상이 몰리는 상황에서는 감염자 추적이나 노출 경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한 번 확산이 시작되면 공중보건당국이 이를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