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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트럼프와 레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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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속 통상전쟁… 트럼프 “캐나다를 미국에 합병하면 간단” - 무역전쟁 해법 ‘빈손’…미, 캐나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유지 의지 재확인

“카니는 세계적 리더”…트럼프 ‘합병 농담’ 속 웃음과 긴장 오간 미·캐 정상회담

(사진출처=BBC) 
(안영민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가 7일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무역전쟁을 끝낼 구체적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양국 정상이 서로를 치켜세우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캐나다를 향한 관세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자리에서 “카니는 세계적 리더이자 훌륭한 사람”이라며 “그는 캐나다의 이익을 지킬 때 매우 강경한 협상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캐나다를 미국에 병합하면 무역 갈등이 간단히 해결될 것”이라는 농담을 던져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카니 총리는 미소를 지으며 “그건 제가 말하려던 방향은 아닙니다”라고 응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캐나다의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중요한 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 회담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모든 수입 대형 트럭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측은 “회의는 긍정적이고 실질적이었다”며 희망적인 톤을 유지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캐나다 철강노조의 마티 워런 대표는 “결국 아무 결과도 없는 회담이었다”며 “지난번 트럼프가 ‘좋은 친구’라고 말했을 때도 일주일 후 철강 관세를 올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자동차 공장을 원하고, 캐나다도 자동차 공장을 원한다”며 “경쟁은 자연스러운 비즈니스 충돌”이라고 말했다. 이는 캐나다의 자동차·부품 산업을 미국 내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를 다시금 드러낸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는 캐나다의 펜타닐 차단 노력과 국방 협력도 언급하며 “캐나다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양국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2,430억 달러 규모의 미사일 방어체계(Golden Dome)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표면적인 ‘우정’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캐나다는 지난겨울 미국산 300억 달러 규모 제품에 부과했던 보복관세를 철회했고,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도입도 백지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50% 수준의 수입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여파로 캐나다의 실업률은 7.1%까지 치솟았고, 8월 한 달에만 6만6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특히 온타리오주 윈저·오샤와·토론토 등 제조업 중심 지역의 타격이 컸다.

온타리오주 더그 포드 주수상은 이날 “연방정부는 언제까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할 것이냐”며 “진전이 없다면 캐나다도 보복관세로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나다 철강협회 캐서린 코브든 회장은 “부문별 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관세 이전의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워싱턴 회담은 ‘웃음과 찬사’ 속에서도 실질적 성과 없이 끝났다. 트럼프의 농담과 카니의 미소 뒤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북미 무역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기사 등록일: 202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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