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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외교 갈등 캐나다·인도, ‘새 파트너십’으로 관계 복원 시동

연내 자유무역협정 체결 추진…우라늄 22백만 파운드 공급 등 55억달러 규모 협력 패키지 발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일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오랜 외교적 갈등을 빚어온 캐나다와 인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양국 정상이 수년간의 냉각기를 뒤로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선언하며 연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경제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인도 내 높은 관세 장벽 완화와 에너지·핵심광물·인공지능(AI)·방산 분야 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단독 회담을 가진 뒤 공동 성명을 통해 “이는 단순한 관계 복원이 아니라 더 큰 야심과 비전을 담은 확장된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재개하고, 올해 12월까지 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양국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연간 700억달러 수준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교역 다변화를 추진해 온 캐나다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모디 총리 역시 “경제 협력의 잠재력을 완전히 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총 55억달러 규모로 체결된 5건의 양해각서다. 에너지와 핵심광물, 기술 및 인공지능, 인재 교류, 문화, 국방 분야를 망라하는 대형 패키지다. 특히 인도 정부와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새스커툰에 본사를 둔 카메코 간 26억달러 규모의 우라늄 공급 계약이 가장 주목된다. 카메코는 2027년부터 2035년까지 약 2200만 파운드의 우라늄을 인도에 공급할 예정으로, 세계 최대급 고품위 우라늄 매장지를 보유한 서스캐처원주 경제에 상당한 수혜가 기대된다.

이 밖에도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옥트 테라피스 앤 리서치는 캐나다 뉴브런즈윅주에서 의약품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고, 인도 대형 정보기술 기업 에이치씨엘 테크놀로지스는 캘거리와 온타리오주 미시소거에 인공지능 센터를 신설하고 밴쿠버 기존 센터를 확장해 고용을 약 3000명에서 52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 제약사 주빌런트 파마노바는 퀘벡주 커클랜드의 무균 주사제 공장에 1억550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세 배로 확대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기반 석탄 생산업체 엘크 밸리 리소스는 인도에 120만 톤의 석탄을 수출하기로 했다.

농업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서스캐처원주는 인도와 공동 ‘콩 단백질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다만 과거 인도가 캐나다산 완두콩과 렌틸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을 빚었던 만큼, 농산물 관세 완화 여부는 향후 협상 과제로 남았다. 캐나다 기업의 인도 투자도 확대된다. 맥케인 푸즈는 구자라트주 감자 가공공장 확장에 1억3500만달러를 투입한다.

양국 관계는 최근 수년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 내 시크교 활동가 하디프 싱 니자르 피살 사건에 인도 요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외교 갈등이 격화됐고, 일부 인도 외교관이 추방되기도 했다. 캐나다 연방경찰은 이후 인도가 캐나다 영토 내에서 갈취와 폭력 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캐나다 국가안보 당국이 밴쿠버에서 근무하는 인도 영사관 직원들이 니자르 암살을 돕기 위해 정보를 제공했다는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글로브앤메일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관리 중 한 명이 비자 담당관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BC주 서리에 거주하는 인도 교민들로부터 니자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양국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카니 총리 취임 이후 외교 채널이 복원되며 관계 개선 움직임이 빨라졌다는 평가다. 캐나다 총리실은 올해 양국 정부 간 접촉이 지난 20년 중 가장 활발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안보·법 집행 협력도 강화하기로 하고, 불법 마약류 특히 펜타닐 전구체의 유통 차단과 초국가적 조직범죄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초국가적 억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외국 개입 활동이 중단됐다는 캐나다 정부의 평가를 둘러싸고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시크교계 일부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비판하고 있지만, 캐나다 정부는 “진전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며 관계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적 실익과 전략적 이해가 맞물리며 캐나다와 인도가 관계 재정립에 나선 가운데, 연내 자유무역협정 체결 여부와 이번 대규모 계약의 실제 이행이 양국 협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사 등록일: 20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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