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겠다” 캐나다, 북극 자주 국방 선언
미국에 의존하던 북극 방위와 인프라에 350억달러 투자…카니 “진정한 북극 주권 확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목요일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 옐로우나이프에 있는 왕립 캐나다 공군 제440 수송 비행대대를 방문해 군인들이 서 있는 가운데 연설했다. (사진출처=Reuter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정부가 북극 지역 방위력 강화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총 3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규모 계획을 발표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12일 옐로나이프에서 열린 발표에서 “캐나다는 북극 주권 방어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다”며 이번 투자를 “진정한 캐나다 주권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어느 한 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더욱 강력하고 독립적인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44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캐나다 북극 지역을 감시하는 데 미국의 도움에 의존해 왔다. 이 지역은 캐나다 국토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인구는 약 15만 명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이누이트 원주민이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북극 군사기지와 방위 인프라 확충이다. 정부는 옐로나이프, 이누빅, 이칼루이트 등지의 전진 작전기지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의 구스베이 기지를 현대화하는 데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들 기지는 캐나다와 미국이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체계인 North American Aerospace Defense Command 작전을 지원하는 핵심 시설이다.
투자금은 활주로와 공군 시설 업그레이드, 신규 격납고 건설, 탄약·연료 저장시설 확충, 군 숙소와 창고, 정보기술 시스템 구축 등에 사용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통해 동맹국의 지원 없이도 북극 방어 능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이번 투자는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활동 확대, 기후 변화로 인한 북극 항로 개방 가능성 등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캐나다의 전략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미국 정치권의 확장주의적 발언 등으로 북극 주권 문제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도 배경으로 꼽힌다.
군사 투자와 함께 북부 지역 경제와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인프라 사업도 추진된다. 정부는 맥켄지 밸리 고속도로(800㎞), 그레이스 베이 도로·항만 개발, 북극 경제·안보 회랑, 탈트슨 수력발전 확장 사업 등 4개 프로젝트를 국가 핵심 사업으로 지정해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항만과 광대역 통신망 확충,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주택 및 의료시설 개선 등 북극 주민 생활 인프라에도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투자로 북극 지역의 광물·에너지 개발 잠재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부 자원 개발이 경제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관련 프로젝트를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일부 사업은 2026년부터 착공할 계획이다. 동시에 캐나다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캐나다 북극 지역은 전 세계 북극의 약 25%를 차지한다. 이 지역은 희귀 광물이 풍부하지만 기반 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극한의 추위 때문에 채굴 작업이 매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카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지역은 전 세계 평균보다 거의 세 배나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으며, 강대국들은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