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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통합 운전면허증 시행 한 달…발급 지연·민원 속출

시민권·건강카드 정보 통합에 절차 복잡해져…일부 주민 "비행기도 못 타" 불만

새로운 앨버타 운전면허증. (사진출처=Government of Alberta) 
(안영민 기자) 앨버타주가 지난달 도입한 새로운 통합 운전면허증 및 신분증(ID) 제도가 발급 지연과 혼란을 빚고 있다. 시민권 정보와 건강보험 번호를 하나의 카드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신분 확인 절차가 대폭 강화되면서 등록사무소마다 긴 대기와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앨버타주는 지난 7월 2일부터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에 시민권(또는 체류 자격) 정보와 앨버타 헬스케어 번호(AHCN)를 함께 표기하는 통합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이 건강카드를 별도로 소지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카드 발급 절차는 이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다.

데일 낼리 서비스앨버타 및 규제완화부 장관은 "새로운 제도에서는 시민권과 건강보험 정보를 확인하는 절차가 추가돼 초기에는 발급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나타나는 지연은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운전면허증이나 신분증과 신용카드 등 보조 신분증만 제시하면 갱신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캐나다 체류 자격을 증명하는 서류 ▲사진이 있는 신분증 ▲기존 건강카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주정부는 필요한 서류를 모두 준비하면 절차가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오래전 이민 온 주민들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랜드프레리에 거주하는 엘리자베스 볼든은 1975년 독일에서 이민 온 뒤 30년 넘게 앨버타에서 살아왔다. 그는 캐나다 국방부 출생증명서와 해외출생증명서를 모두 보유하고 있었지만 신분증 갱신을 위해 등록사무소를 네 차례나 방문해야 했다.

볼든은 기존 신분증과 건강카드, 출생증명서 두 장을 모두 제출했지만 담당 직원으로부터 영주권 카드와 결혼증명서까지 요구받았다. 마지막 방문에서는 사진이 포함된 새로운 해외출생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서비스캐나다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그는 신분증을 제때 갱신하지 못해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계획했던 동부 캐나다 여행도 포기해야 했다.

볼든은 "캐나다 시민임을 증명하는 출생증명서가 두 장이나 있는데도 모두 인정받지 못했다"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절차"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에드먼튼에 거주하는 앤 팔머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50년대 독일에서 캐나다로 이민 온 그는 최근 신분증 갱신을 위해 등록사무소를 찾았지만 시민권 증서에 바코드가 없다는 이유로 접수가 거부됐다. 부부는 두 곳의 등록사무소를 방문하는 데만 2시간을 소비했다.

팔머는 오는 10월 실시되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신분증 만료일이 9월 중순이라며 "새 신분증을 제때 받지 못하면 투표를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는 개인정보 보호 논란도 불러왔다.

앞서 앨버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운전면허증에 건강보험 번호와 시민권 정보를 함께 표기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이나 신원도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낼리 장관은 "일부 주민들이 겪는 불편과 불안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필요한 서류를 당장 준비하지 못한 주민들에게는 최대 6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임시 운전면허증이나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새 제도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발급 지연과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볼든은 "끝없이 장애물을 넘게 만드는 기분이었다"며 "새 제도가 시민들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기사 등록일: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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