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미국 ‘포괄적 무역협정’ 성큼…8월 19일이 최대 고비 - 캐나다, 미국산 주류·‘Buy Canadian’·자동차·낙농시장 양보 검토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완화 가능성
2026년 6월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하는 모습. (사진출처=AP)
(안영민 기자) 마크 카니 캐나다 연방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전쟁을 피하기 위한 ‘포괄적 무역협정’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 협상은 단순히 관세를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안보·방위, 에너지, 핵심광물, 자동차, 낙농시장 등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추가 관세가 오는 8월 1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그 전까지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캐나다는 미국이 문제를 제기해온 일부 분야에서 양보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여기에는 캐나다 각 주에서 시행 중인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 연방 및 주정부의 ‘Buy Canadian’ 조달 정책,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 캐나다의 낙농 공급관리제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가 이러한 분야에서 양보하는 대신 미국 측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등 캐나다 주요 산업에 부과된 관세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완전히 철폐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간이 촉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산 수입품 약 280억 달러 규모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캐나다·미국·멕시코 무역협정(CUSMA)의 적용을 받는 품목도 포함돼 있다. 캐나다 협상단은 새로운 관세가 발효되는 8월 19일 이전에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상은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캐나다 국제무역장관 도미니크 르블랑과 수석 협상대표 재니스 샤레트는 목요일 워싱턴에서 미국 측 고위 무역대표와 회동했다. 양국은 관세 문제뿐 아니라 향후 양국 관계 전반을 재설정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와 방위 분야에서는 캐나다의 미국산 F-35 전투기 구매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 돔(Golden Dome)’ 참여 가능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와 핵심광물 협력, 자동차 산업, 그리고 향후 CUSMA 재협상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연방정부가 미국과 합의하더라도 캐나다 각 주정부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이다. 퀘벡 정부는 금요일 미국산 주류 판매와 관련한 결정권은 전적으로 주정부에 있다며 연방정부의 협상 결과에 자동으로 따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퀘벡 정부는 “미국산 제품의 SAQ 매장 판매 중단은 우리가 공정하다고 판단하는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며 “결정은 퀘벡과 퀘벡만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온타리오와 매니토바 역시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을 쉽게 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매니토바주 정부는 “캐나다에 좋은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류 판매 금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고, 온타리오주 역시 미국산 주류 판매 금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온타리오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미국산 켄터키 버번과 캘리포니아 와인 등 미국산 주류의 LCBO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피터 베틀렌팔비 온타리오 재무장관은 최근에도 미국의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먼저 이뤄져야 주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카니 총리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연방정부가 미국과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체결하더라도 각 주가 미국산 주류 판매나 조달정책 등에서 양보하지 않을 경우 실제 협정 이행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니 총리는 최근 협상이 “어렵다(tough)”고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무역장관 르블랑 측도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캐나다의 목표는 산업별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캐나다 노동자와 농민, 기업에 도움이 되는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협상의 핵심은 캐나다가 어디까지 미국에 양보할 수 있느냐, 그리고 그 대가로 미국이 어느 수준까지 관세를 낮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8월 19일이라는 시한이 다가오면서 협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캐나다가 미국과의 합의를 이끌어낼 경우 양국 간 무역전쟁의 추가 확대를 막을 수 있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캐나다의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세 충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