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람

곶감과 누룽지 누님 _ 민초 이유식 (시인, 캘거리)

관심글

관심글


부당해고 당한 한인 집배원, 3년만에 복직 - 우편물 6천통 미배달로 해고…“정신질환 고려 안한 해고는 부당” 노동중재 판정

장씨, 8년간 근무…우체국 지점 바꾸면서 낯선 근무 환경, 동료들의 냉담으로 어려움 겪어

온타리오 미시소거의 한 우체국 밖에 주차해 있는 우편물 배달 차량들. 6천통의 우편물을 배달하지 않은 이유로 해고됐던 한인 집배원이 그의 건강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부당 해고하는 중재 판결로 다시 복직에 성공했다. (사진출처=National Post) 
(안영민 기자) 우편물 수천 통을 차량에 쌓아둔 채 배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장(Canada Post)에서 해고됐던 한인 집배원이 노동중재 판정을 통해 결국 직장을 되찾았다. 중재인은 해당 직원의 정신적 질환을 고려하지 않은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온타리오주 킹시티에서 농촌·교외 지역 집배원으로 근무했던 한인 직원 장현민 씨는 2022년 여름 최소 6,000통의 우편물을 배달하지 않고 개인 차량에 보관해온 사실이 적발돼 해고됐다. 미배달 우편물에는 결혼식 초대장, 수표, 건강카드, 배심원 소환장, 이민 관련 서류 등 중요한 문서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고, 배달 지연 기간은 수일에서 두 달 이상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중재 결정문에서 중재인 캐슬린 오닐은 “해고 당시 고용주는 장 씨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그것이 업무 수행에 미친 영향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해고를 취소하고 복직을 명령했다. 다만 복직은 소급 임금 지급 없이 이뤄지며, 장 씨는 업무 복귀 전 의학적으로 근무 적합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캐나다우편노조는 장 씨의 해고에 대해 “집배원으로서 중대한 위반 행위였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문제의 원인이 된 건강 상태에 대한 적절한 배려와 조정 없이 이뤄진 해고는 정당하지 않다”며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노조 측은 장 씨가 우편물 지연으로 개인적 이익을 얻은 바 없고, 오히려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무급 초과근무까지 감수했다고 주장했다.

중재인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다. 오닐 중재인은 “장씨의 기저질환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회피적인 행동을 보이기 쉬웠고, 이것이 그가 우편물을 배달하지 못하고 관리자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장 씨는 2014년부터 약 8년간 캐나다우체국에서 문제 없이 근무해 왔으나, 2022년 6월 브램튼에서 킹시티 노선으로 옮긴 뒤 업무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수작업 분류가 많은 노선 특성과 낯선 근무 환경, 동료들의 냉담하다고 느껴진 분위기가 과거 학대와 괴롭힘의 기억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중재 심문 과정에서 한국어 통역의 도움을 받아 증언했다.

전문 정신과의는 장 씨의 PTSD 증상이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으며, 평생 재발 가능성이 있는 취약성을 동반한다고 진술했다. 장 씨는 당시 불면과 식욕 부진, 극심한 피로, 심한 불안 증세를 겪었고, 때로는 극단적인 생각에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중재인은 “장 씨는 의학적 소견을 통해 근무 가능 여부와 필요한 직무 조정 사항을 입증할 경우 기존 직무 또는 합의된 다른 직무로 복귀하게 된다”며, 그 전까지는 무급 병가 상태로 단체협약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정은 정신적 질환을 가진 노동자에 대한 고용주의 책임과 합리적 배려 의무를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한인 이민 노동자가 부당 해고에 맞서 제도적 절차를 통해 권리를 회복한 의미 있는 선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기사 등록일: 2026-01-10


나도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