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람

여름 _ 월당 서순복 (캘거리 문협)

관심글

관심글


장바구니 물가 상승 ‘빨간불’...관세 충격 본격화 - 월마트·로블로, 기존 재고 소진으로 조만간 수천 품목 가격 인상

미 관세 여파로 캐나다 소비자들은 조만간 자연식품, 식료품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을 직접 체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출처=Pixabay) 
(안영민 기자) 캐나다의 소비자들이 곧 장바구니 물가 충격을 체감하게 될 전망이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관세가 부과된 제품들의 기존 재고가 소진되면서, 캐나다와 미국의 소매 대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최대 유통기업 로블로의 최고경영자 페르 뱅크는 15일 "관세 적용 대상 제품이 곧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매장에 쌓아둔 관세 이전 재고가 소진되면서 일부 품목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사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현재 1,000여 개 수준인 관세 적용 품목이 2주 내 3,000개를 넘어서고, 2개월 안에 6,000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 CEO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무역 긴장이 완화되고 있지만, 캐나다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특히 자연식품, 식료품, 헬스·뷰티 부문에서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체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도 관세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을 공식화했다. 월마트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 비용 상승으로 순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히며, "소매 마진이 얇은 상황에서 모든 비용 상승을 흡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가격 인상 불가피성을 인정했다.

특히 월마트의 경우 매출의 60%가 식료품에서 발생하며, 전체 제품의 3분의 2가 미국 내에서 조달되는 만큼 직접적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할 여지가 있지만, 중국산 제품 등에 대한 추가 관세 부담은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인상이 단순히 관세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마이크 본 마소우 캐나다 구엘프대 식품경제학 교수는 "미국과의 무역 불확실성 자체가 관세 외에도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캐나다의 보복관세는 국산 대체가 가능한 품목 위주로 부과돼, 소비자들의 선택 폭 축소와 고급 수입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캐나다 정부는 지난 4월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해 600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조정, 가공식품용 원자재에 대한 한시 면제를 시행했다. 이는 캐나다의 제조, 가공, 식음료 포장에 사용되는 광범위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상계관세를 6개월간 유예한 것이다. 하지만 주스, 주류, 파스타, 일부 가금류 등 주요 소비재는 여전히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토니 스틸로는 "사실상 캐나다의 보복관세는 대부분 동결됐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 고가 식품과 생활용품 중심의 가격 인상 압력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위축과 인플레이션 고착화 속에서 소매업계의 가격 인상이 미국·캐나다 모두에서 경기 하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지속되면서 저가 전략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온 월마트조차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사 등록일: 2025-05-16


나도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