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2.75% 동결…“인플레 경계 속 신중 모드” - 고용지표 견조…9월 인하 재개 전망엔 ‘유보적’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티프 맥클렘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30일 기준금리를 2.75%로 세 번째 연속 동결했다. 지난 수개월간 고착화된 핵심 물가 상승률과 미·캐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한 결과다.
더글러스 포터 BMO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과 전문가 99%는 이번 동결을 예상했다”며 “BoC는 중립금리 수준인 2.75%를 유지하는 데 상당히 편안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고착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해 이번 동결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았다. 현재 핵심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3% 수준이며, 관세 관련 영향이 의류와 자동차 가격에 일부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티프 맥클렘은 무역 전쟁을 통화 정책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맥클렘 총재는 관세 인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은행이 자체 조사한 기업심리지표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들은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지 않고, 마진을 줄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일정 부분 억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미 장 데자르댕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며 “물가 전가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BoC가 금리를 동결한 또 다른 배경은 노동시장 지표의 예상 밖 회복세다. 6월 실업률은 6.9%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으며, 일자리는 8만3000개 증가했다. 다만 증가분 상당수는 파트타임 고용이었다. 포터는 “실업률이 하락하는 것은 경기 침체와는 어울리지 않는 움직임”이라며 “경제 전반이 관세 충격을 버텨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중앙은행은 무역전쟁 시나리오별 경기 경로를 제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낙관적 시나리오에선 GDP가 2분기 정체 후 연 1.6% 성장세를 회복하고, 비관적 시나리오에선 향후 4분기 연속 역성장(-1.2%)이 발생할 수 있다.
올 1분기 성장률은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이는 관세 발표 이전 기업들의 선제적 재고 확보에 따른 것으로, 2분기 들어 모멘텀은 급격히 둔화됐다. 4월 GDP는 0.1% 역성장했고, 5월 잠정치도 유사한 수준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날 금리 결정은 미국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CUSM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서 제외된 캐나다 상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35%)가 오는 8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미국과 경제·안보 협정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으나, 마크 카니 총리는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낮췄다.
금융시장은 9월부터 BoC가 다시금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데자르댕은 연내 3차례 인하, BMO는 2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다만 포터는 “7월 고용지표가 다시 한 번 서프라이즈를 낸다면, 올해 추가 인하 전망은 재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부진하고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핵심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중 서서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6개월간 캐나다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점도 수입물가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