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총리 “미국과의 무역협상, 8월 1일 데드라인 넘길 수도” - 트럼프, 추가 관세 카드 잇따라 꺼내…“협상 지연 불가피”
소기업 타격 우려 커져…“관세 면제 축소는 경협 악영향”
(사진출처=Sky News)
(안영민 기자)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31일 “협상이 복잡하고 광범위한 의제를 포함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8월 1일 시한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안보 투자, 경제 협력 등 다방면에서 미국과 논의 중”이라며 “협상은 계속되고 있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8월 2일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3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 조치가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규정을 위반한 제품에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캐나다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섹션 232’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데다, 이번에는 반가공 구리 제품에 대해 50%의 신규 관세가 발효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관세 면제 조항 축소에 중소기업 비상
트럼프 대통령은 소액 상품(800달러 이하)에 대해 미국 내 관세를 면제해주던 ‘디 미니미스 조항’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이 조치의 배경으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등의 마약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중소기업연합(CFIB) 댄 켈리 회장은 “전체 수출 중 약 3분의 1이 이 조항을 활용하고 있었다”며 “이번 조치는 중소 수출업체에 큰 타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의 파스칼 찬 부회장도 “규제 비용 증가와 배송 지연은 양국 간 공급망에 또 다른 압박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에 대해 15%의 관세를 적용하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및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수입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과는 석유 개발 협력을 골자로 한 합의를 맺었다고도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U, 일본, 영국, 베트남 등과도 유사한 협상 틀을 마련한 상태로, 이들 국가 역시 일정 수준의 기본 관세가 부과된다. 브라질(50%), 인도(25%+추가세) 등 일부 국가는 고율 관세 대상이 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협상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캐나다는 농산물에 대해 수년간 200~400%의 관세를 부과해왔다”고 주장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중동 지역 정세를 논의하기 위해 내각과 화상 회의를 열었다. 그는 “캐나다에 가장 유리한 협상을 추구할 것이며, 도미니크 르블랑 미주통상장관이 워싱턴에서 협상을 계속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 캐나다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방침에 트럼프 “무역합의 어려워질 것” 경고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방침을 정면 비판하며, 양국 간 무역협정 타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1일 자신이 운영하는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가 방금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국 무역합의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오 캐나다(Oh’ Canada)!”라고 비꼬았다.
트럼프의 강경 발언은 카니 총리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9월 열리는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인정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결정은 최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영국, 프랑스와 유사한 기조다.
카니 총리는 이 같은 방침이 “가자지구의 악화하는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우려와 양국 해법에 대한 캐나다의 원칙적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다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통치 개혁 ▲2026년 총선에서 하마스 배제 ▲향후 국가의 비무장화를 승인 조건으로 명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임 기간 내내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이전하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