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처한 세대”… 캐나다 청소년 10명 중 7명 괴롭힘 경험 - 아동빈곤도 팬데믹 이후 재확산… 보고서 “정부, 근본 대책 마련해야”
몬트리올의 한 학교 교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새 학기를 맞은 캐나다에서 청소년 괴롭힘과 아동빈곤, 정신건강 악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아동 권리 옹호단체 ‘칠드런 퍼스트 캐나다(Children First Canada)’가 펴낸 연례 보고서 *레이징 캐나다(Raising Canada)*는 “이제 캐나다 청소년의 삶이 구조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대응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2세에서 17세 사이 청소년의 70% 이상이 지난 1년 사이 괴롭힘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5명 중 1명은 사이버 괴롭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교사의 71%는 괴롭힘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실제 학생 중 교사로부터 지지를 받는다고 느낀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사라 오스틴 칠드런 퍼스트 캐나다 대표는 “교사들이 무관심하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어른들이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깊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와 인공지능을 포함한 온라인 기술이 청소년의 일상적 고통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정신건강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동빈곤 문제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보고서는 2024년 말 기준 캐나다 아동 140만 명 이상이 빈곤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2017년 이후 최악의 수치라고 밝혔다. 팬데믹 당시 저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한 정부 지원이 잠시나마 빈곤율을 낮추는 데 효과를 보였지만, 지원 축소 이후 아동들이 다시 빈곤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스틴 대표는 “팬데믹 기간에는 지원금과 사회안전망이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지만, 그 이후 줄어든 지원 속에 다시 밥상과 주거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아동학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 인종차별, 기후위기 등을 캐나다 청소년의 주요 위협 요소로 지목했다.
오스틴 대표는 “청소년은 인구의 약 4분의 1, 미래의 100%를 차지하지만, 공공 보건서비스 예산이나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연방 정부에 청소년 권리 향상을 위한 국가 전략 수립과 아동전담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그는 가정 차원에서 부모들도 자녀들과의 소통에 더 깊이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괜찮아’라고만 말할 때 그 답변에 만족하지 말고, 교실에서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온라인상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어떤 희망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지 깊게 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