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조부모 초청이민 또 중단…캐나다 정부, 신규 신청 무기한 접수 중단
적체 6만 건·퀘벡 최대 66개월 대기…“기존 신청 처리에 집중”
조엘 라이트바운드 정부 혁신·공공사업·조달부 장관(왼쪽부터), 레나 메틀레지 디아브 이민·난민·시민권부 장관, 게리 아난다상가리 공공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오타와 국회의사당 로비에서 감사원 봄 보고서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연방정부가 부모·조부모 초청 영주권(PGP·Parents and Grandparents Program) 신규 신청 접수를 올해도 받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적체된 신청서를 우선 처리해 대기 기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부모·조부모 초청 영주권 프로그램의 신규 신청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는 6만500건의 신청서가 심사 중이며, 평균 처리 기간은 33개월, 퀘벡은 최대 66개월(5년 6개월)에 달한다.
IRCC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매년 배정 가능한 인원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며 "신규 신청을 계속 받기보다 기존 신청을 처리하는 것이 시스템을 보다 책임감 있게 운영하고 대기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 2026~2027년 1만5천 명은 예정대로 승인
이번 조치에도 2026~2027년 이민계획에서 약속한 부모·조부모 초청 영주권 1만5,000명 승인 목표는 그대로 유지된다.
부모·조부모 초청 프로그램은 2020년 시작 당시 20만 명이 넘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가 초청 의향을 등록했으며, 이후 정부가 매년 일부를 추첨해 정식 신청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신규 접수가 중단되면서 아직 초청 기회를 받지 못한 신청 희망자들은 다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결정은 연방정부의 이민 규모 조정 정책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26~2028년 이민계획에서 연간 영주권 목표를 38만 명으로 유지하는 대신, 유학생과 임시취업비자 발급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인구 증가율은 올해까지 2년 연속 사실상 제로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마크 카니 정부는 지난 3월 난민 신청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수천 건의 난민 신청을 소급 취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부가 대규모 비자 취소를 할 수 있는 권한도 새롭게 부여했다.
레나 디아브 이민부 장관도 지난 5월 "캐나다 이민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통제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여전히 심각한 적체
IRCC의 적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4월 30일 기준 IRCC가 처리 중인 전체 신청서는 210만 건이 넘으며, 이 가운데 92만2,000건은 정부가 정한 서비스 기준 처리 기간을 초과한 적체 상태다.
영주권 신청의 경우 서비스 기준 내 처리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1~4월 사이 다양한 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신규 영주권자는 11만2,900명으로 집계됐다.
부모·조부모 영주권 초청은 중단됐지만 슈퍼비자(Super Visa) 신청은 계속 가능하다.
슈퍼비자는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의 부모와 조부모가 한 번 입국하면 최대 5년간 체류할 수 있으며, 비자 유효기간은 최대 10년이다. 다만 영주권이 아닌 임시체류 신분이기 때문에 의료보험 가입과 민간 의료보험 가입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전례 없는 결정은 아니다. 연방정부는 2021년 이후 부모·조부모 초청이민 신규 등록을 중단한 채 2020년 접수자만 대상으로 초청장을 발급해 왔다. 다만 올해는 신규 신청 접수 자체를 받지 않고 기존 6만여 건의 적체 물량 처리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