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정부, 차별적 이민정책 철폐 캐나다는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그래서 이민정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캐나다 사회에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정치적 불안 – 캐나다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거의 없지만, 경제 불안정 – 캐나다 경제는 마치 목욕탕의 냉탕 온탕처럼 롤러 코스트 타듯 불황과 호황이 번갈아 찾아온다 – 시기에는 잘하던 못하던 이민정책이 도마에 오른다. 캐나다 연방정치는 보수당과 자유당이 번갈아 가며 집권을 하는데 당명에서 알 수 있듯 보수당은 이민정책도 보수적이라 규제 강화 벌칙 강화를 내세우고 자유당 이민정책은 개방적 자유주의적이다. 캐나다 호주 등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들은 이민정책도 백인 위주였다. 인종을 색깔별로 나누면 차별의미가 있다니까 유럽계라고 쓰는 게 맞다.
캐나다 호주는 유럽계에는 이민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중동 포함한 동양인, 라틴계에는 이민 문호 개방에 인색했다. 캐나다는 자유당의 피에르 트뤼도(현재 트뤼도 총리의 아버지) 총리 때 이민법을 개정해 동양인에게도 이민 문호를 개방했다. 유럽계 위주의 차별적 이민정책의 폐지로 캐나다의 다문화 정책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이민 기준을 인종이나 출신 국가가 아닌 개인의 기술, 자격, 경제적 기여 가능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때부터 기술과 자격을 갖춘 이민자들이 유입되면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고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과 성장을 촉진해 캐나다 경제발전에 이바지했다.
연방정부의 고민, 대안은 이민 2차대전과 직, 간접으로 관련 있는 나라들은 전쟁이 끝나면서 인구가 급증했다. 전후 인구 급증 시대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 부머(Baby Boomer)라고 부른다. 캐나다 베이비 부머는 1946년-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2021년 기준으로 약 9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가 2011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때가 1946년생들이 65세 되던 해다. 늘어나는 은퇴자들의 연금, 복지지원에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재원을 충당하려면 세금 낼 사람이 필요한데 베이비 부머 세대가 끝나면서 출산율이 줄어들었다. 1946년 여성 한 명이 3,5명의 아이를 낳았다. 1950년대 중, 후반에는 여성 한 명이 3,9명을 낳았다. 이때가 정점으로 1957년에는 캐나다 인구 증가율이 3.3%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로 기록될 만하다. 그 후 출산율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2012년에는 1.61명, 2020년 에는 코로나로 인해 더 줄어들어 1.4명으로 줄었다. 2022년에는 1.33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인구가 현상 유지하려면 출산율 수치가 2.1명이 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으니 이런 수치라면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참고로 한국은 0.8명이고 프랑스가 비교적 출산율이 높아 1.8명이다. 줄어드는 출산율의 대안을 연방정부는 이민에서 찾았다. 이민이 내포한 사회적 정치적 의미도 있지만 정부로서는 일해서 세금 낼 사람이 필요하다. 2019년 정부는 341,000명에게 영주권을 발급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이동이 대폭 제한되어 영주권 발급이 184,000건으로 대폭 줄었다. 2021년에는 401,100건으로 다시 늘어났고 2022년에는 431,645건, 2023년에는 465,000건으로 늘어났다. 이 수치에는 TFWP, 유학생을 합하면 100만명에 근접한다.
캐나다 인구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최고인데 이는 전적으로 이민자 증가에 있다. 정부로서는 일해서 세금 낼 사람이 늘어나니 좋겠지만 이민자 급증은 취업, 주택, 교육, 복지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사회 구성원 사이에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특정인종의 이민이 급격히 늘어나 국가별 쿼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론화되고 있다.
야당인 연방 보수당은 집권하게 되면 이민 쿼터를 줄이겠다고 공언하는데 지금까지 보수당 이민 정책이 규제 강화 벌칙 강화로 이민자 수를 줄여왔으니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자유당이 너무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여 사회문제가 되고 불만이 팽배하자 이민자 줄이겠다고 칼을 빼 들었는데 앞으로 노동력 부족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뜨거운 감자, TFWP TFWP(Temporary Foreign Worker Program)는 1973년 자유당 피에르 트뤼도 총리 때 처음 도입되었다. 당시에도 내국인으로 채울 수 없는 직종이 이 프로그램 대상이었다. 당시에도 TFWP 기본 취지는 특정 분야에 기술을 가진 외국인의 단기 취업으로 부족 인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교수, 고급 엔지니어, 의사 등 사회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인력이 주종이었고 농장 노동자나 농업 계통의 인력도 TFWP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려면 국내에서는 해당 인력을 구할 수 없음을 입증해야 했다. 그때는 제한된 업종에 한해 이 프로그램이 적용되었고 사회가 어수룩해서 혹은 고용주들이 순진해서 아니면 무시할 수 없는 고급 인력들이라TFWP가 악용되는 예가 흔하지 않았고 사회문제가 되지도 않았다. 그후 2002년TFWP가 전 산업으로 확대되어 사회문제가 되고 고용주들이 이 프로그램을 악용하기 시작했다. 저임금 미숙련 직종의 고용주들이 이 프로그램을 악용해 노동자들을 착취했다. Mac Job이라해서 Fast Food산업은 고등학생들이 사회 경험 쌓기 위해 알바 뛰거나 은퇴자들이 용돈 벌이 하는 업종인데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도 예외가 아니었고 심지어 캐나다 최고 은행이라는 RBC도 TFWP 악용 업체로 도마에 올랐다.
RBC는 2013년 내국인 대신 외국인 임시 노동자를 채용한 사실이 밝혀져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미 2000년대 초반 TFWP는 저임금의 상징이 되어 현대판 노예제도로 악명을 떨쳤다. 친척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일 하면서 착취당하고 무시당하며 온갖 비인간적 모멸을 오로지 영주권 받으려고 참고 참다 설움을 이기지 못해 필자를 붙잡고 “이게 노비 문서” 라면서 울던 그 일을 잊지 못한다. 지금은 캐나다 시민권 받고 잘 살고 있지만.
이번에 정부가 TFWP 개정을 한다는데 아무리 개정을 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로 근본적인 문제를 뿌리 뽑지 못하는 한 이 프로그램은 현대판 노예제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근본문제는TFWP가 영주권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영주권이 최종 목표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된다. 그러나 보니 저임금이나 부당한 대우를 감수해야 하고 고용주가 노동법을 어겨도 울며 겨자 먹기로 참아야 한다. 이민 관리들, 이민 관련 전문가들, 고용주, 외국인 노동자를 대표하는 그룹이나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중지를 모아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TFWP는 그동안 몇 차례 큰 폭의 개정을 했다. 2002년 2014년 2020년 2022년에 이어 이번에도 또 개정을 했다. 그러나 자유당 정부도 보수당 정부도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니 25시에는 해결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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