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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 기자수첩) 이재명 대통령, 마크 카니 총리

 
이재명 대통령(이하 이재명)과 마크 카니 총리(이하 카니)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국가 지도자 경력이 일천하다. 카니는 3개월반 되었고 이재명은 경기도지사 성남시장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이 칼럼이 신문에 실릴 때쯤 겨우 1개월 될 것이다.
둘째, 국가의 명운이 걸려있는 커다란 장애물을 돌파해야 한다. 카니에게는 트럼프 상대로 미국과 새로운 관계정립과 관세협상이 걸려 있고 이재명에게는 사회통합, 내란의 뒷정리, 검찰개혁, 3년동안 망가진 경제회복 등이 걸려 있다.
셋째, 두 사람은 이념 보다는 현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용주의자다.

카니의 실용주의

자유당의 환경정책은 통치 철학 중 하나로 포기할 수 없는 정책이다. 그러나 정책을 구현하는데 있어 트뤼도 전 총리 방식대로 이념, 규제 중심의 환경 정책이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소비자 탄소세를 폐지했다 해서 탄소 정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기업 탄소세는 유지 강화하고 기술혁신을 통한 환경정책을 펴고 있다.
앨버타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도 환경영향평가법(Bill-C69)을 폐지하지 않으면서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런 실용적 접근 방식에 스미스 주 수상은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고 분리주의자들의 연방 탈퇴 주장이 수그러들었다. 연방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를 놓고 일부에서는 연방정부의 양보, 앨버타 승리라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정치, 경제, 문화 어느 분야도 미국과 관계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특히 무역, 그중에서도 미국 일변도의 에너지 수출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환경오염 때문에 파이프라 건설을 반대하던 많은 진보성향의 시민들이 잠정적 파이프라인 찬성으로 돌아선 것만 봐도 에너지 수출 다변화라는 국가적 이익 때문에 연방정부가 환경정책에 유연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지 앨버타 비위 맞추자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폐지한 디지털 세도 동일 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다. 유럽연합과 캐나다가 아마존, 구글 등 미국 대형 디지털 산업에 부과하는 이 세금에 대해 트럼프의 불만은 나타냈다. 트럼프는 “디지털 세는 노골적으로 미국을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무역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발언 이틀 후 디지털 세 폐기한다는 연방정부 발표가 있자 언론과 야당에서는 ‘굴복’이라는 표현을 썼다. 트럼프는 상대가 굴복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쌍무협정(bilateral agreement)에서 내 것만 지키면서 상대방에게 얻기만 하겠다는 태도는 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미국과 포괄적 무역협정을 논의해야 하는 캐나다는 뭔가 양보를 해야 한다.
무역협정이 양쪽 실무자선에서 계속 논의되겠지만 과거 낙농산업의 공급관리제도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첫 임기(2017-2021) 때부터 캐나다 낙농 공급관리제도에 대한 불만이 대단했다. 그 당시, NAFTA가 폐지되고 CUSMA(캐나다 미국 멕시코 무역협정)로 대치될 때 캐나다는 약간의 양보를 통해 공급관리제도의 근간을 지켜냈다. 전문가들은 낙농 공급관리제도의 96%를 지켜냈다고 평가한다.

앨버타는 낙농산업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퀘벡을 비롯한 일부 동부 주에서는 낙농업계의 영향력이 상당해 정권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연방정부 대처를 관심 갖고 지켜볼 일이다.

이재명의 실용주의

대통령 된 지 한달도 채 안되었는데 평가를 한다면 때 이른 감이 있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도 있듯 파릇파릇 돋아나는 떡잎을 보자.
이재명 앞에는 카니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놓여있다. 대통령이 바뀌면 내각도 바뀌는데 이번 대선은 윤석열 파면에 따른 보궐선거 성격이라 대통령 인수위도 없이 당선 다음날 바로 취임해 전 정부의 장관들과 같이 일해야 했다. 이재명은 전임 정부 장관들과 소통하고 토론하며 국정을 논의했다. 차츰차츰 총리를 비롯해 장관 후보자들 면면이 소개되는데 그 중에는 전임 정권의 장관, 고위 공무원도 있다. 이념에 상관없이 능력 있으면 발탁해 일을 맡기겠다는 생각이다.

이재명의 인사를 보노라면 차이나의 개혁 개방을 이끌었던 등소평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이 생각난다. 고양이가 검은색이던 흰색이던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다. 흑묘백묘론은 이념을 넘어 실용주의를 표방할 때 쓰이는 용어로 등소평은 이재명이나 카니의 대선배격이다.
이재명은 올해 초 당 대표 때 기사회견에서도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는 것이 아니다.”고 말해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했다.

이재명의 실용주의는 민주당 일부에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자아냈다. 아무개는 수박이라 안된다. 여기서 말하는 수박은 더위를 식혀주는 달고 시원한 수박이 아니라 겉은 파란색이나 속은 붉은색인, 다시 말하면 겉은 민주당이나 속은 국민의 힘이라는 모욕적 단어다. 그러나 이재명의 실용주의는 수박이면 어떻고 참외면 어떠냐 고 묻고 있다. 민주당 골수 지지자들(일명 개딸)은 불만이 많다.

이재명의 실용주의는 전 국민의 관심사 중에 하나인 검찰인사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검찰은 개혁을 주도해야 하는데 그 중에는 반 개혁적 인물이 있다고 지지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 동안 보여준 행태로 볼 때 검찰 스스로가 “우리는 개혁의 대상이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권 기소권을 한 손에 쥐고 권력자 편에 서서 해서는 안될 짓을 많이 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검찰의 기소 수사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안을 준비해 이번 추석에는 검찰 개혁이 마무리된다고 공개했다.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검찰 개혁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다.

내란이 할퀴고 지나간 상처의 치유, 지역과 진영논리로 갈라진 국론 통합, 지난 3년간 뒷걸음친 경제를 부흥시키는 일, 실추된 민주국가 위상을 높이는 일,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맞춰 외교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 대북관계 재설정 등 수많은 일이 놓여 있는데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5년 후 어떤 성과를 낼 지 궁금하다.

등소평의 실용주의는 모택동의 문화대혁명으로 정신적으로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피폐 되고 파괴되어 죽의 장막 뒤에서 신음하는 대륙에 개방 개혁을 불어넣어 빈곤에서 벗어나 경제강국으로 이끌어 그는 개방 개혁의 아버지로 평가받는다.
이재명의 실용주의도 카니의 실용주의도 성공할 수 있게 우리 모두 성원하고 때로는 비판 감시하여 한국도 캐나다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성과를 내기 바란다.
*NAFTA를 대체한 북미 자유무역협정은 캐나다에서는 CUSMA, 미국에서는 USMCA, 멕시코에서는 T-MEC로 쓴다.



기사 등록일: 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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