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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의 기자수첩) 트럼프와 레이건

사진 출처) 인공지능 
포드 주수상이 소환한 레이건 대통령

지난 10월 말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 수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광고를 송출했다. 광고 내용은 자유무역, 신자유주의 전도사 레이건 전 대통령(1981-1989 재임)이 1987년 일본에 대해 관세를 설명한 내용을 발췌했다. 이 광고에서 레이건은 전한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자는 말은 애국적인 행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무역 장벽은 시장을 위축시키고 기업을 문 닫게 하며,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만든다.”
이 광고는 정서가 불안정한 변덕쟁이 트럼프를 격노하게 만들었다. 그는 실성한 사람처럼 “가짜 뉴스” “사실 왜곡” “적대 행위” 라고 맹비난을 퍼부으며 캐나다와 무역 협상을 당장 중단하고 캐나다 물품에 10% 관세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카니 총리는 경주에서 열린 APEC 회의에서 트럼프를 만나 관세 광고에 대해 사과했다.

포드 주 수상은 광고를 중단해 달라는 카니 총리의 요청을 두번이나 거절했으나 마침내 광고를 중단했다. BC 주도 반 관세 광고를 송출할 예정이었으나 오타와의 입장을 고려해 광고 송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BC는 미국과 soft lumber 관세협상이 걸려 있어 미국의 심기를 굳이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보수주의 정책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번 포드 주 수상의 광고 송출은 용기 있는 행동이고 누군가는 마땅히 해야 할 행동을 한 것으로 박수를 보낸다.

레이건은 트럼프가 존경하는 선배 대통령이다. 둘은 같은 공화당이고 강한 미국을 지향하며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감세와 규제 해제 등 동일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경제 정책에는 큰 차이가 있다. 레이건의 자유무역과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 정책을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라고 한다. 이에 반해 트럼프의 경제정책 (Trumpnomics)은 보호무역, 경제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트럼프 1기때 대통령 선서하자마자 첫번째로 서명한 행정명령이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 탈퇴였다. 이는 트럼프가 얼마나 자유무역, 다자간 협정을 혐오하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말했다. “앞으로는 1:1 협정이 있을 뿐.”이라고. 그래서 존경하는 선배 대통령 레이건의 작품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캐나다-미국, 멕시코-미국의 무역협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레이건의 신자유주의, 자유무역

레이건의 경제정책은 전세계 경제정책을 바꾸어 놓았다. 1980년대, 비슷한 시기에 집권한 영국의 대처 수상도 마치 사이좋은 오누이처럼 레이건과 똑 같은 경제정책을 내놓았다. 이것을 세상에서는 대처리즘이라고 명명했다. 캐나다의 멀루니 총리도 신자유주의, 자유무역 신봉자로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멕시코까지 확대해 1994년 1월1일 NAFTA가 발효되었다.

그 당시 자본주의 사회는 공통된 고민이 있었으니 경제 침체다. 캐나다, 미국, 영국 모두 신자유주의를 발판 삼아 경제 침체를 벗어나려 했고 세 나라 모두 단기적으로 성공을 했다.
2차대전 후 부터1970년대 초반까지 세계 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산업시설이 파괴된 유럽, 아시아와 달리 미국은 전쟁 피해가 전혀 없이 산업 인프라가 그대로 유지되어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당시 미국 제조업은 전국 일자리의 35%를 차지했다. 또한 전후복구사업이 한창이라 미국의 공산품(중공업 제품, 소비재), 농산품 모두 전세계로 수출되었다. 지금도 50대 이상은 Made in U.S.A. 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이다.

독일, 이태리, 일본은 기적에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후발 주자 한국도 1970년대 초반까지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며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세계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던진 오일 쇼크 이후로 세계 경제는 침체기에 들어섰다. 경제성장은 제자리 걸음인데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 높은 실업률,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높아지는 복지예산은 기존의 케인즈 학파의 경제이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즉, 정부가 공공 지출을 늘리면 돈이 풀려 소비와 투자를 자극한다는데 그 이론은 한계에 왔다.

레이건과 대처의 신자유주의는 감세, 정부 규제 완화, 공기업 민영화, 작은 정부, 재정적자 축소, 복지 축소, 시장 중심의 자유무역으로 경기침체를 벗어나려 했다. 레이건은 대규모 감세를 단행해 최고 세율 70%를 28%로 낮췄다. 사회복지 예산을 삭감하고 긴축재정으로 이자율을 높이고 재정지출을 줄이는 작은 정부를 지향했다. 또한 자유무역을 지지해 세계화에 앞장섰다.

신자유주의는 단기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스태그플레이션 잡는데 성공해1983년부터 미국 경제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 연 4%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깊은 주름살을 안겨주었다. 대폭적 감세는 부유층에 유리해 중산층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연방정부 부채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통계를 보면 8년동안 연방정부 부채가 3배 증가했다. 복지 축소로 사회안정망이 약화되어 빈곤층의 불안정이 심화되었다. 늘어나는 부유층과 빈곤층,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중산층, 심화되는 소득 격차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기 시작했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나 중산층이 건강해야 사회가 안정되는데 신자유주의는 양극화를 조장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제조업의 붕괴다. 미국뿐 아니라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캐나다, 한국도 제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효율성의 극대화를 미덕으로 삼는 기업들이 단기수익 중심의 경영으로 산업자산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해 제조업 중심에서 금융업이 중심이 되었다. 제조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업으로 자본과 노동이 이동되었다.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투자 기간도 짧고 자금 회전이 빠르다. 또한 자유무역과 규제완화가 제조업 기반을 악화시켰다. 자유무역으로 임금이 저렴한 개발도상국으로 제조업이 이전되어 국내 제조업 동공화가 심화되었다.

트럼프 관세정책은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킬까?

신자유주의 정책, 자유무역은 레이건 이후에도 민주당 대통령들에게도 이어져 내려왔으나 트럼프가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상호관세로 외국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는 관세정책은 제조업의 국내복귀(reshoring), 고용창출, 무역수지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반도체 분야 등 일부산업은 수입 가격 상승으로 미국 제품의 경쟁력 강화되었다. 2025년 5월 기준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개선되었다.

그러나 수입 중간재의 높은 관세로 인해 제조업체의 원가부담이 늘어났다. 관세로 수입 물가가 상승해 소비자 구매력 감소로 이어졌다. 교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로 인해 미국 제품의 해외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전자, 중장비, 석유, 의류 산업은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아 관세로 인해 생산원가가 30~40% 상승했다.
무엇보다도 자유무역에 익숙해진 지구촌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미국과 1:1로 관세협상을 진행하며 공급망의 혼란을 일으켜 납기지연, 투입재 가격 상승으로 제조업 복원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흥을 위해서는 인프라와 인력이 필요하다. 지난번 조지아에서 있었던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미국에서는 이런 고급 숙련 인력이 태부족이다. 제조업 숙련 인력은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 교육과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또한 제조업이 집중되었던 지역의 기반 시설이 낙후되어 인프라 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

즉,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은 일부산업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전체 제조업의 구조적 회복은 미미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률 저하, 글로벌 무역 질서 불안정, 투자 감소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공 보다는 과가 많은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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