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위기에 직면한 캘거리 NE 주민들, 정부 대응 촉구 - 한 코너스톤 주민, 공제금 1만 달러에 보험료 월 580달러 지불
우박 피해를 입은 주택 (사진 출처: LiveWire Calgary)
심각한 우박 피해 이후 보험 갱신 거절, 보험료 급등, 공제금 인상 등으로 이어지는 보험 위기에 대해 캘거리 NE 주민들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스카이뷰 랜치에서 NE 커뮤니티 주민 약 20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청원을 소개했다.
행사를 주도한 코너스톤 주민 하를린 카우르는 자신을 포함한 여러 가정이 최근 보험 갱신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가족은 이달 초 주택 보험 갱신을 시도했지만, 해당 지역의 청구 건수가 많다는 이유로 기존 보험사로부터 갱신을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카우르 가족은 지난해 여름 우박 피해로 인해 약 4만 5천 달러 규모의 보험 청구를 제출했다.
카우르는 “대안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며, “공제금을 올리고 보험을 유지하자는 얘기도 아니고, 그냥 ‘해당 지역은 청구가 너무 많아서 보험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그녀는 또 다른 보험사에서 받은 연간 보험료 견적이 2만 1천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가족의 연간 모기지 납부액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9개 보험사로부터 거절당한 끝에 새로운 보험사를 찾을 수 있었지만, 공제금은 1만 달러로 대폭 상승했고, 월 보험료는 기존 180달러에서 580달러로 올랐다. 그녀는 “지금 이건 정말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커뮤니티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북부 캘거리를 강타한 초강력 우박 폭풍으로 6만 채 이상의 가옥이 피해를 입었고, 총 13만 건 이상의 보험 청구와 3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했다. 이는 2016년 포트 맥머리 산불에 이어 캐나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보험 손실 사건이다. 2020년에도 NE 지역에서 약 13억 달러의 피해와 7만 건 이상의 청구가 발생했으며, 최근 5년간 캘거리에서의 우박 피해에 따른 보험 청구액은 총 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캐나다 보험국의 아론 서덜랜드는 “이는 가구당 평균 수만 달러에 해당하는 피해이다.”라며, 특히 북부 캘거리 주민 중 여러 차례 청구를 한 가정의 경우 보험료 상승 압박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덜랜드는 “보험 소비자들이 대리인과 협력하고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일부 보험사는 우박 전용 공제금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캘거리에 더 강력한 건축 기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특히 신축 주택의 외벽과 지붕에 더 튼튼한 자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부 캘거리의 많은 신축 주택은 비용 절감을 위해 스터코나 하드보드보다 저렴하지만 우박에 취약한 비닐 외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우박 피해는 언제 발생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발생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주정부와 시정부에 북부 캘거리에서 더 이상 취약한 자재로 주택을 짓지 않도록 건축 기준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우박 대책과 보험 규제는 주정부 소관이지만, 서덜랜드는 캘거리 시의회가 2020년 우박 피해 이후 도입한 지붕 보강 리베이트 프로그램을 2022년에 폐지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프로그램은 최대 3,000달러의 보조금을 통해 강한 자재로 지붕을 교체하도록 유도했지만, 신청 수요에 비해 예산이 부족해 1,600여 가구만이 혜택을 받았고, 1,500가구 이상이 대기 명단에 남았다.
해당 행사에 참석한 라지 달리왈 시의원은 작년 12월, 프로그램의 효과를 재검토하고 재도입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동의안을 제출했고, 시의회는 이를 근소한 차이로 통과시켰다. 시 행정팀의 보고서는 이번 분기 중 제출될 예정이다.
달리왈은 “우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제는 모든 정부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건 정말 긴급한 사안이다.”라며, “납세자인 시민들을 무기한 방치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앨버타 지방자치부 장관의 대변인인 케빈 리는 “앨버타는 아직 보험을 규제하지 않지만, NE 주민들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도입된 주 전역의 새로운 건축 기준은 기후 및 날씨와 같은 환경 조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건축 표준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라고 덧붙였다.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총리는 기자회견에서 NE 캘거리 주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한다며, “지리적 특성상 우리는 항상 이 지역에서 우박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특히 이 지역은 반복적인 피해를 입어왔다.”라고 전했다.
스미스는 네이트 호너 재무 장관에게 부동산 보험 산업 전반에 대한 종합 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최근 자동차 보험 제도 개편에 이은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DP 대표이자 전 캘거리 시장인 나히드 넨시 역시 스카이뷰 랜치 행사에 참석해 앨버타의 건축 기준 개선 필요성에 동의하며, 보험 업계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