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젯 파업 하루 만에 잠정 합의…운항 정상화는 수일 소요 - 25만 명 여행객 발 묶여…인천 노선 포함 국제선 차질
객실승무원 '지상근무 유급' 요구 일부 반영
웨스트젯 승무원들이 일요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치먼드에 있는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파업을 벌였다. 약 4,400명의 승무원을 대표하는 노조는 월요일 새벽 캘거리에 본사를 둔 웨스트젯 항공사와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웨스트젯(WestJet) 객실승무원 파업이 하루 만에 극적으로 봉합됐다. 그러나 이미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약 25만 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었고, 항공편 정상화까지는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웨스트젯과 객실승무원 4,400명을 대표하는 캐나다공공노조(CUPE)는 3일 새벽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을 종료하고 회사도 직장폐쇄(lockout) 조치를 철회했다.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번 파업은 캐나다 여름 성수기이자 8월 연휴가 시작된 시점에 발생해 전국 항공망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웨스트젯은 파업에 대비해 항공기를 선제적으로 운항 중단시키면서 주말 동안 대규모 결항을 단행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약 615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약 25만 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웨스트젯은 캐나다 국내선은 물론 미국, 유럽, 멕시코, 카리브해, 아시아 노선까지 광범위한 운항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국행 노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캘거리와 인천을 오가는 직항편을 비롯한 일부 국제선 일정이 영향을 받았다. 8월 1일과 2일 캘거리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3일 출발하는 직항편은 정상 운항된다. 웨스트젯은 운항 재개 이후에도 항공기와 승무원 재배치가 필요해 정상 운항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시스 폰 회엔스브로흐 웨스트젯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객실승무원의 전문성과 노고를 반영한 잠정 합의에 도달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사태로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사과드리며 가능한 한 빨리 운항을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역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CUPE 웨스트젯 지부의 알리아 후세인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기존 비행시간 중심의 임금체계를 개선해 객실승무원이 수행하는 더 많은 업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며 "관련 업무에 대한 보상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 모두 임금 인상률과 세부 보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분쟁의 핵심 쟁점은 '지상근무 무급 문제'였다.
웨스트젯 객실승무원들은 현재 항공기가 게이트를 떠난 시점부터 다음 공항 게이트에 도착할 때까지를 기준으로 급여를 받는 '크레딧 아워(Credit Hour)' 체계를 적용받고 있다.
노조는 승객 탑승(Boarding), 안전점검, 수하물 지원, 출발 지연 대응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은 대부분 무급이라며 "출근해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퇴근할 때까지 모든 근무시간에 대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웨스트젯은 파업 직전 마지막 제안으로 2026년 13% 임금 인상과 이후 연평균 2.5% 임금 인상, 소급 지급, 식비 인상, 근무 일정 개선, 각종 수당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지상근무 보상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했다.
결국 양측은 파업 개시 하루 만에 기존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근무시간(Duty Period)에 대한 별도 프리미엄 수당을 신설하고 지상근무 보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는 이번 합의가 캐나다 항공사들의 임금체계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에어캐나다 객실승무원들도 동일한 '지상근무 유급' 문제를 놓고 파업을 벌였으며, 이후 일부 보상이 도입됐다. 미국에서는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등이 이미 탑승 시간에 대한 별도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은 끝났지만 승객들의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맥길대학교 항공경영학과 존 그라덱 교수는 "가장 바쁜 연휴 기간에 항공기와 승무원 배치가 모두 흐트러졌기 때문에 복구에는 며칠이 걸릴 것"이라며 "오늘 운항은 사실상 정상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웨스트젯은 "운항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고 있지만 일부 항공편은 계속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승객들에게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반드시 항공편 운항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