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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 기자수첩) 제국의 흥망성쇠 - 대영제국의 몰락

 
영국은 명예혁명으로 봉건제가 무너지고 의회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 후 어떤 왕조도 의회를 무시하고 권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민주주의 발전은 산업혁명으로 이어져 기술혁신과 기계산업이 발달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었다.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제해권마저 장악한 영국은 해외 식민지와 무역거점을 건설해 제국으로 면모를 갖춰 나갔다.

영국 본토는 큰 나라가 아니다. 북 아일랜드를 포함해 한반도(남 북한 포함)보다 약간 넓다. 그러나 대영제국(Britain Empire) 전성기 때 (19세기-20세기 초) 영 연방제국의 인구는 세계인구의 23%를 차지했고 제국의 면적은 지구의 24%를 차지한 초강대국이었다. 자연스럽게 영국의 법 체제, 정치체제, 언어,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군사력도 막강했다. 당시 대영제국의 군사력 위협에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 600만 달러에 팔아치운 것으로 알 수 있다. 캐나다를 차지한 영국이 알래스카를 빼앗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영국과 전쟁에 자신이 없는 러시아는 눈 뜨고 영국에 빼앗기는 것 보다 미국에 파는 것을 택했다.

‘유니언 잭(영국 기)은 해가 지지 않는다’는 제국의 위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나 1차대전을 기점으로 제국에 해가 지지 시작했다. 영국은 1차대전 전승국이지만 막대한 전비 지출로 재정이 흔들렸고 유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다. 유럽의 재건에는 신흥강국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경제패권은 미국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2차대전에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 도움을 연합국에 절대적이었다. 심지어 소련도 미국의 군사 원조가 없었다면 독일과 전쟁을 치를 수 없었다. 전쟁으로 유럽은 다시 한번 초토화되었다. 아시아 역시 전쟁의 후유증이 심각했다. 이번에도 영국은 전승국이었으나 전후 경제 후퇴, 식민지 독립으로 제국으로서 특권과 면모를 잃었고 제국의 지위는 미국으로 넘어갔다.

팍스 아메리카
2차대전 후 동서 냉전이 시작되었다. 미국은 자유진영을 대표하는 국가로 발돋움했다. 전쟁으로 산업기반이 초토화된 유럽, 아시아이 비해 미국 본토는 전쟁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아 산업 각 분야의 생산 시설, 공급망, 그대로 유지되었다. 패전국 독일, 일본의 우수한 두뇌를 받아드려 기술력은 오히려 발전했다. 유럽, 아시아의 전후 복구사업은 미국의 개입 없이 불가능했다.

미국은 전 후 전세계 GDP와 제품 생산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미국의 자본주의가 활짝 꽃을 피우고 Made in U.S.A. 는 전세계에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미국의 압도적 생산력에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으로 사회 안전망이 확대되어 중산층이 늘어났고, 강력한 노조가 등장해 고임금 제조업 일자리가 확대되었고, 거기에 더해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미국 주도로 자유무역(GATT 체제)이 확립되었고 개발 도상국 원조로 교역량이 급속도로 늘어나 전후 국제경제를 이끌었다. 동, 서 냉전구도로 미국이 지속적으로 군수산업에 투자와 무기 기술개발을 이끌었다.
이 시기에는 미국 중심의 자유진영 국가들은 고도성장을 이루었고 실질임금 상승으로 중산층 중심의 대량소비 사회로 진입했다. 이때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들이 성장, 분배, 고용이 안정적으로 조화를 이룬 시기로 인류는 다시는 이런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가 되었다. 닉슨 대통령이 금 본위제를 중단했으나 원유 대금을 달러로 지불하는 페트로 달러(Petro dollar)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했다.
자유진영 국가들은 미국의 경제, 정치 뿐 아니라 대중문화, 관습까지 영향을 받아 미국의 제국적 지위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되었다.

신자유주의의 빛과 그림자
흥망성쇠는 불변의 법칙이고 영원한 것은 없다. 융성한 자본주의 혜택을 누리던 전후 세대들에게 신자유주의라는 변화가 찾아왔다. 1970년대 문턱을 넘어서면서 오일 쇼크는 전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고 세계 자본주의에 구조적 결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 물가상승과 실업을 해결하지 못했고 복지확대 정부의 재정지출은 물가상승을 부채질했다. 2차대전 후 1970년대 초까지 누렸던 고성장 고임금이 한계에 부딪히자 기업들은 이윤 회복을 위해 노조의 영향을 줄이고 복지도 삭감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전쟁의 패배, 소련과의 군비경쟁도 미국에는 부담이 되었다. 영국의 대처 수상,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등 보수정치인 등장으로 규제철폐, 민영화가 진행되어 신자유주의 확산이 힘을 얻었다.

신자유주의는 단기적으로 미국에 혜택을 주었다. 자본이동 자유화, 규제 완화로 뉴욕 금융시장이 세계 자본 시장의 중심이 되었다. IMF, 세계은행을 통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미국은 세계 금융시장의 규칙 제정자의 위치를 차지해 신자유주의는 유럽 아시아 국가 외에 남미, 동유럽으로 확산되었다. 더구나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해소되어 미국 일극 체제가 되어 금융시장을 독점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주었고 제국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GATT 체제에서 시작된 자유무역은 우루과이 라운드를 거치며 WTO 체제로 대치되며 자유무역이 절정기를 맞았다. 자유무역, 글로벌 공급망 확대로 제조업은 인건비 저렴한 개발도상국 국가의 전유물이 되고 미국 제조업이 붕괴되었다.

제조업 붕괴로 산업, 노동 기반이 약화되어 불평등 심화, 중산층 몰락,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 제국주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제조업은 붕괴되었고 금융 시장만 남았다.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자는 차이나로 수입시장은 미미하나 급증하는 수출로 경제가 급성장해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했고 경제적으로 미국의 강력한 라이벌이 되었다. 차이나는 대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제조업의 붕괴는 “미국이 과거에는 배를 하루에 한 척 만들었는데 이젠 일년에 겨우 한 척 만든다.”는 트럼프의 한탄이 잘 말해주고 있다.

트럼프의 등장,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트럼프의 등장으로 미국은 쇠퇴하기 시작하는가, 아니면 쇠퇴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트럼프의 등장이 미국 쇠퇴와 관련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경쟁국가, 동맹국가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고율의 관세와 미국 우선주의로 유럽연합, 일본, 한국 등 기존 동맹관계가 불안정해지며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러시아, 차이나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 준다. 러시아, 차이나는 반미세력을 규합해 새로운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계획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트럼프는 인종, 계급, 지역, 성별 갈등을 정치적으로 조장해 미국 내부를 양극화로 몰아간다. 양극화는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적 안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사건이 있다. 2021년1월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사건이다. 46대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의 낙선은 지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이들은 선거불복,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트럼프를 광적으로 지지하며 대통령 당선을 인증을 방해하려고 상 하원 합동회의장에 난입했다. 난동은 진압되었으나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미국의회에서 무법천지 난동의 벌어졌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충분조건이었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세력은 극우세력과 러스트 벨트(rust belt)의 백인 노동자들이다. 극우세력은 트럼프 이전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집권으로 폭발적 힘을 얻어 의회난입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다.
제조업의 붕괴를 가져온 신자유주의 역시 트럼프 이전의 문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최대 희생자인 백인 노동자들은 미국 우선, 제조업 부흥을 외치는 트럼프에게 커다란 정치적 자산이 되었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 같은 지나친 군사 개입은 천문학적 군비만 허비하고 지정학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거기에 더해 중동에 서구식 민주주의를 심겠다던 네오콘의 야심적 발상은 ‘자스민 혁명’이라는 헛된 망상만 안겨주었고 결과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만 득세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열거한 세계적, 미 국내 현상이 트럼프 같은 독버섯이 자라기에 적당한 온상이 되었다.

미국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종말이 얼마나 빨리, 혹은 천천히 올지, 언제 올지는 모르나 트럼프의 등장은 미국의 종말을 앞당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영제국처럼 패권을 다음 주자에게 물려주고 질서 있는 퇴장은 못할 망정 흉한 모습이나 보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사 등록일: 2025-09-19


사계절4 | 2025-09-27 0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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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적으로 모든 제국은 흥망성쇠가 맞는 말입니다.

미국이 얼마나 초강대국으로서 더 자리를 지켜나갈 지는 모르지만, 아마 더 지속될 거라고 봅니다.. 큰 부자가 망해도 삼대가 먹고 살 수 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캐나다는 바로 옆집인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왔습니다. 해서,, 미국이 망할 때까지는 미국과 서로 잘 지내는게 캐나다한테 좋다고 봅니다. 물론, 경제 다각화와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무역 파트너를 찾는 노력을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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