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람

여름 _ 월당 서순복 (캘거리 문협)

관심글

관심글


카니, 美 트럼프 대항 '전열 재정비'… 외교·국방 핵심 대폭 물갈이 - '변화' 내세운 신임 내각… 24명 새 얼굴, 경제·대미라인 전면 교체

마크 카니 총리가 새 내각을 발표했다. (출처=CBC) 
(안영민 기자) 마크 카니 총리가 13일 대대적인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총 28명의 장관을 새로 임명하며, 전임 트뤼도 정부 시절 요직을 맡았던 중진 상당수를 제외했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외교 라인에 대대적인 물갈이를 실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에 정면 대응할 의지를 드러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오타와 리도 홀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국민이 변화를 명령했다"며 "절반이 새로운 얼굴로 채워진 이번 내각은 그 명령에 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내각은 15일 첫 회의를 갖고 오는 26일 의회 재개와 함께 주요 입법 과제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외교 장관에는 아니타 아난드 전 국방장관이 기용됐다. 그간 대미 외교의 중심에 있던 멜라니 졸리 전 외교장관은 산업부 장관으로 이동해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났다. 카니 총리는 "백악관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내가 직접 챙길 것"이라며 대미 관계에서 총리실 주도의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국방장관 자리도 개편됐다. 데이비드 맥귄티 전 공공안전장관이 국방장관으로 이동했고, 전임 게리 아난다상가리는 공공안전장관으로 보임됐다. 카니는 금융계 출신으로 가까운 사이인 팀 호지슨 전 골드만삭스 캐나다 CEO를 천연자원장관으로 발탁, 에너지 '초강국' 구상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경제·에너지 중심… AI·디지털 부처 신설

카니 내각은 경제와 에너지 분야에 방점을 찍고 있다.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장관은 재무장관직을 유지하며 대미 무역을 담당하게 될 도미니크 르블랑 장관과 호흡을 맞춘다. 르블랑 장관에게는 대미 무역뿐 아니라 연방 내 무역 장벽 해소까지 맡기며 '하나의 캐나다 경제' 구상을 진두지휘하도록 했다.

환경장관은 줄리 다브루신 의원이 맡았고, 하우징·인프라 장관에는 밴쿠버 전 시장인 그레고르 로버트슨이 전격 기용됐다. 젊은 층을 겨냥한 주택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AI·디지털 혁신 장관 신설이다. 이 자리에 전 CBC 진행자였던 에번 솔로몬이 발탁됐다. 솔로몬 장관은 카니 총리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인사로, 캐나다 최초의 AI 전담 장관직이라는 점에서 캐나다 정부의 기술·디지털 분야에 대한 무게감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마르조리 미셸 의원이 보건장관, 만디 걸-마스티 의원이 원주민 서비스 장관으로 임명됐다. 특히 걸-마스티 의원은 첫 여성 크리 원주민 수장 출신으로, 사상 최초로 원주민 서비스 장관에 임명됐다.

전 정부 말기 시절 트뤼도 총리와 각을 세웠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는 교통부장관에 발탁됐다. 전 환경부 및 기후 변화부 장관이었던 스티븐 길보는 현재 캐나다 정체성 및 문화부로 명칭이 변경된 문화유산부 장관직을 맡게 됐다.

카니 총리는 이번 내각에서 남녀 동수를 유지했다. 아울러 과거 보수 정권 시절처럼 10명의 국무차관(Secretary of State)을 별도로 두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이지만, 특정 분야에 대한 정책 집행을 책임진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번 인선은 서부 캐나다와의 관계 개선, 무역과 경제 활성화, 대미 전략 정비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설명이다.

기사 등록일: 2025-05-13


나도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