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대기질 ‘위험’ 수준… 야외활동 자제 권고 - 산불 연기로 도시 뒤덮여… 전 연령층 건강 위협
수요일(11일) 아침 캘거리 모습 (사진출처=Yahoo News)
(안영민 기자) 캘거리 지역이 산불로 인한 초미세먼지로 뒤덮이면서,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ECCC)가 11일 오전 4시 5분을 기해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 경보 당시 대기질 건강지수는 최고 위험 등급인 10+ 수준을 기록했다.
ECCC는 “현재의 짙은 연기 속에서는 나이와 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건강이 위험에 처해 있다”며 “야외 활동은 최소화하고, 야외 운동이나 각종 행사는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연기는 최근 수일간 브리티시 컬럼비아 북동부에서 온타리오 북서부에 이르는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 캘거리의 날씨 전문기자 카일 브리튼은 “이들 산불이 며칠간 엄청난 양의 연기를 뿜어냈고, 이 연기가 대륙 전체를 덮고 있다”며 “일부 연기는 제트기류를 타고 유럽까지 이동해 붉은 태양을 연출하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ECCC는 야외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경우, NIOSH 인증 N95 마스크와 같은 밀착형 호흡 보호구를 착용하라고 강조했다. 마스크는 초미세 입자를 일부 차단할 수 있지만, 완전히 건강 위험을 제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내에 머무는 경우 창문과 문을 닫고, 환기 시스템의 필터를 점검하거나 교체하는 것도 권장된다.
현재와 같은 대기 조건에서는 눈·코·목 자극, 두통, 가벼운 기침과 같은 일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천명(쌕쌕거림), 흉통, 격렬한 기침과 같은 중증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ECCC는 “의료적 응급 상황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만성질환자, 야외 근로자 등 연기에 민감한 계층은 가능한 한 실외 활동을 피하고, 주변의 취약한 이웃을 살펴야 한다고 기관은 덧붙였다.
현재 캘거리 전역에서는 청명한 하늘 대신 뿌연 회색 대기가 드리우며, 도심의 시야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길을 나서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야외 수업 및 체육 활동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