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도, 관계 정상화 돌입… 외교장관 회담 후 새 협력 로드맵 합의 - 양국, 시크교 분리주의자 사건 이후 2년 만에 해빙 무드… 핵심 광물·농업·무역 협력 강화
지난 6월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카니 총리와 모디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와 인도가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로드맵에 합의했다. 두 나라 외교장관은 13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회담을 갖고, 무역 다변화와 전략적 협력 복원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2023년 발생한 캐나다 시크교 분리주의자 하딥 싱 니자르 피살 사건 이후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해빙 국면으로 접어든 것을 의미한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핵심 광물, 무역, 농업 가치사슬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성명은 “양국의 협력 복원은 경제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뿐 아니라, 세계 정세 변화로 인한 취약성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외교장관 아니타 아난드는 회담 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을 잇따라 만나 “양국 모두 관계 격상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는 전임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가 2023년 인도가 니자르 암살에 연루됐다고 주장하면서 극도로 냉각됐다. 인도는 이를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캐나다가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를 방조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올해 6월, 트뤼도의 후임인 마크 카니 총리가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모디 총리를 공식 환대한 이후 관계 복원의 신호탄이 켜졌다.
인도는 현재 캐나다의 임시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최대 공급국이며, 렌틸콩과 완두콩 등 캐나다 주요 농산물 수출 시장으로서의 비중도 크다.
한편 캐나다에는 영향력 있는 시크교 커뮤니티가 다수 거주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이들 중 일부가 여전히 힌두교 중심 인도에서 독립한 시크교 국가 ‘칼리스탄(Khalistan)’ 건국 운동에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정치적 갈등을 넘어 실질적 경제·외교 협력 복원을 모색하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