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송유관 현실화되나…앨버타-연방 에너지 합의 후속 논의 본격화
탄소가격 인상·송유관 건설 연계…업계는 기대와 부담 교차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5일 캘거리에서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수상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마크 카니 연방 총리와 다니얼 스미스 앨버타 주수상이 대형 에너지 합의에 서명한 이후, 연방정부와 앨버타 정부, 업계 관계자들이 향후 추진 방향과 과제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 합의는 앨버타의 산업용 탄소배출 실효가격을 오는 2040년까지 톤당 130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동결된 톤당 95달러 수준에서 상당폭 오르는 셈이다.
대신 앨버타주는 오는 7월 1일까지 신규 서부 해안 송유관 프로젝트 제안서를 연방정부의 메이저 프로젝트 사무국에 제출하기로 했다. 연방정부는 해당 사업을 오는 10월 1일까지 ‘국가 이익 프로젝트’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양측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송유관 설계와 건설은 이르면 2027년 9월 시작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사업 추진까지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와 원주민 공동체의 동의, 민간 투자자 확보 등 넘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도미닉 르블랑 연방 정부간관계 장관은 CBC 방송 인터뷰에서 송유관 사업은 ‘패스웨이스(Pathways)’ 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와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프로젝트는 함께 추진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연방정부는 그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제이슨 닉슨 앨버타 사회서비스부 장관은 두 사업이 반드시 동시에 착공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합의의 두 축 모두를 앞으로 전진시키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앨버타 에너지 업계는 이번 합의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스트라스코나 리소시스의 애덤 워터러스 회장은 연방정부가 신규 송유관에 보다 우호적인 태도로 바뀐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탄소가격 인상은 업계에 여전히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탄소가격 인상은 업계 입장에서 매우 무거운 메시지”라며 “석유업계는 ‘저탄소 원유’가 국제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니 총리와 스미스 주수상은 탄소포집 기술 등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인 원유를 ‘탈탄소 원유(decarbonized oil)’라고 표현해 왔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를 사실상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로서는 앨버타 정부가 직접 사업 제안자로 나서 연방정부에 프로젝트를 제출할 계획이다.
닉슨 장관은 “규제 환경이 계속 개선된다면 송유관 건설에 참여할 민간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환경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펨비나 연구소는 이번 합의가 “청정에너지 투자를 약화시키고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캐나다 기후연구소 역시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을 사실상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카니 총리는 “이번 합의는 기후 행동이자 투자이며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며 “연방정부와 앨버타주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을 공동 목표로 명확히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번 합의가 연방정부의 기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