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 미국 주 혜택 누리려 해”…무역전쟁 최고조 - 카니 “우리는 공격받았다, 전쟁 중”…9월 8일부터 보복관세 예고 후 트럼프 첫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금요일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은 일요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결렬 이후 첫 입장을 밝혔다. (사진출처=AP 통신)
(안영민 기자)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의 캐나다산 제품 50% 관세가 발효되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의 조치를 “공격”으로 규정하며 보복관세를 예고한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짧은 글에서 “캐나다는 미국의 주가 되지 않고도 주가 되는 것의 혜택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가 수년 동안 미국 농민들에게 “막대한 관세”를 부과해왔다며 “더 이상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번 발언 역시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결렬되고 새로운 고율 관세가 발효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양국 관계에 대한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은 앞서 토요일 0시 직후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를 발효했다. 대상은 목재와 합판, 시멘트, 와인, 하키 스틱 등을 포함한 수백 개 품목으로, 규모는 280억 달러를 넘는다.
당초 양국은 새로운 관세를 피하기 위한 막판 협상을 벌였으며,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미국의 기존 관세를 낮추는 방안까지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은 마지막 순간 결렬됐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막판에 제시한 조건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캐나다의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체결 능력을 제한하는 내용을 요구한 것이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고 너무 적게 제시했다”며 협상에서 물러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앞서 미국의 고율 관세가 발효된 직후에는 더욱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카니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공격받았다. 공격을 받으면 전쟁 중인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사실상 무역전쟁으로 규정했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에 대해 ‘달러당 1달러(dollar for dollar)’ 규모의 보복관세를 9월 8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철강과 유제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종이, 전자제품 등이 주요 보복 대상이다.
온타리오주 등 각 주의 수상들도 대체로 카니 총리의 협상 결렬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수상은 “나쁜 협상이었기 때문에 카니 총리가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미국의 관세에 “관세 대 관세, 달러 대 달러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그러나 협상 결렬의 책임을 캐나다에 돌리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토요일 캐나다와의 새로운 협상을 위한 계획이 현재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철강과 자동차, 목재 등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캐나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 노동자와 공급망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관심사라고 강조하면서 캐나다가 더 나은 조건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갈등이 장기적인 전면전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
캐나다의 보복관세가 9월 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그 전까지 약 2주간 양국이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인트토머스대의 제이미 길리스 교수는 캐나다가 미국의 관세에 맞춰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됐지만, 아직 양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관세는 미국 기업의 수입비용을 높이고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활비 상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9월 8일 캐나다의 보복관세 시행을 앞두고 양국이 다시 협상에 나설지, 아니면 추가 관세를 주고받는 본격적인 무역전쟁으로 치달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