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수송 한계로 인해 심각한 디스카운트에 직면하고 있는 앨버타 오일,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키스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마저 지난 주 미국 법원에 의해 중단되면서 앨버타 에너지 부문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연방항소법원에 의해 중단된 트랜스마운틴 파이프라인 사태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다. 트랜스캐나다 측은 미국 법원의 결정 후 성명을 발표하고 “이미 심각한 손실로 충격을 받고 있는 앨버타 에너지 부문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유지되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체될 지 알 수 없다. 그 동안 엄청난 비용 손실도 동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트랜스캐나다 CEO 데니스 맥코너히 씨는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다. 트랜스마운틴 결정과 너무 유사하다. 법원 결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총 투자규모 100억 달러에 달하는 키스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내년 초 공사 시작을 앞두고 전면 중단사태를 맞게 되었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은 앨버타 하디스티에서부터 네브라스카 스틸 시까지 1,900킬로미터를 이어 하루 83만 배럴을 수송해 미국 걸프만의 정유시설까지 수송하는 초대형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이다.
몬타나 법원은 미국 연방정부 추가 환경 영향평가를 명했다. 파이프라인의 누적 온실가스 추정과 잠재적 오일 누출 가능성에 대한 보충 시뮬레이션, 현 오일 가격 하에서 키스톤 파이프라인 확장의 효과 등을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정부 마가렛 맥퀘이드 보이드 에너지부 장관은 “너무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앨버타 오일이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파이프라인 수송 한계로 인해 서부 캐나다 원유(WCS)는 현재 미국 WTI대비 약 42달러의 격차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절하된 상태이다.
캘거리 에너지 업계 또한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서지 에너지 폴 콜본 CEO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캘거리 에너지 업계는 생존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CEPA (Canadian Energy Pipeline Association)는 성명을 내고 “새로운 환경영향평가 결정은 향후 대규모 파이프라인 건설 자체를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CAPP (Canadian Association of Petroleum Producers) 팀 맥밀란 CEO는 “캐나다 오일은 고사될 위기에 놓였다. 에너지 이스트, 노던게이트웨이 파이프라인이 폐기되고 트랜스마운틴이 중단된 상태에서 키스톤 마저 내려 앉았다. 이제 생산할수록 손실이 누적될 일만 남았다”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는 키스톤 파이프라인 중단은 위기에 직면한 앨버타 오일 산업에 마지막 정점을 찍으며 향후 회복 불능의 상태로 몰아넣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서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