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바뀐 줄도 몰랐다"…캘거리 포티지칼리지 졸업생 수백 명 피해 주장
졸업 후 취업비자 대거 거부 논란…이민국, '비학점(non-credit) 과정' 이유로 PGWP 불허
캘거리 포티지 칼리지 인근에서 시위하는 외국인 졸업생들. 수백 명의 외국인 졸업생들은 취업 허가 신청이 거부된 후 캘거리 시내 포티지 칼리지 본 캠퍼스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사진출처=Toronto Star)
(안영민 기자) 캐나다 연방정부가 최근 '비학점(non-credit) 과정' 이수자를 대상으로 졸업 후 취업허가(Post-Graduation Work Permit·PGWP)를 잇따라 거부하면서 국제학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입학 당시에는 해당 제한이 명시되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뒤늦게 기준을 적용했다며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출신 유학생 수크마니 카우르는 2023년 캘거리의 캐나다 정골의학연구소(CIOT)에서 2년 과정의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을 마친 뒤 PGWP를 신청했지만 거부 통보를 받았다.
거부 사유는 지난해 도입된 사립-공립대학 제휴 규제 때문이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이 '비학점(non-credit) 과정' 으로 분류돼 취업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입학 당시에는 비학점 과정 졸업생이 PGWP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민부(IRCC)는 지난 6월 24일 홈페이지를 수정해 비학점 과정은 PGWP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을 추가했지만, 정부는 이를 새로운 규정이 아니라 기존 자격요건을 명확히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 캘거리서만 500명 안팎 거부…“빙산의 일각”
그러나 이 조치 이후 CIOT와 포티지 칼리지(Portage College) 공동 운영 프로그램 졸업생 수백 명이 같은 이유로 취업허가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거리의 이민컨설턴트 만딥 리더는 "비학점 과정을 독립적인 거부 사유로 적용한 사례는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사실상 새로운 기준이 과거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소급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토의 이민변호사 아미르 자레이도 "포티지 칼리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공립-사립 제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피해가 크게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캘거리 도심 포티지 칼리지 캠퍼스 인근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생 대표 시칸더 싱은 "현재까지 약 500명이 취업허가를 거부당했으며,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신청자도 많아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정부와 학교가 제시한 모든 기준을 충족했고, 2024년 5월 15일 이전 입학생은 기존 규정이 적용된다는 이른바 '그랜드파더(Grandfather) 조항'도 믿고 입학했다"며 "갑자기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연방 이민부는 PGWP 자격요건 자체는 변경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민부는 "PGWP는 학위·디플로마·수료증으로 이어지는 정식 학업과정을 마친 학생에게만 발급되며, 일반 교양과정이나 ESL/FSL 과정, 기타 비학점 과정은 오래전부터 대상이 아니었다"며 "이번 홈페이지 수정은 기존 규정을 명확히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민부는 비학점 과정을 이유로 한 취업허가 거부 건수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티지 칼리지 측은 2023년 CIOT와 교육과정 제휴를 시작했지만 2024년 5월 이후에는 추가 학생 모집을 중단했으며, 현재는 해당 프로그램도 종료됐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겪는 불안과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PGWP 심사는 전적으로 연방 이민부의 권한이며 학교는 개별 이민 심사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취업허가를 거부당한 학생들은 우선 이민부에 재심을 요청하고, 거부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연방법원에 사법심사를 신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업허가를 거부당한 카우르는 "7월 8일 거부 통보를 받은 직후 창고에서 하던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이제는 수천 달러의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지난 2024년 급증하는 임시 거주 인구에 대한 여론의 반발에 직면해 유학생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했는데, 그중 하나가 졸업 후 취업허가 발급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외국인 졸업생들은 새로운 언어 능력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공립 전문대학 졸업장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들은 전공 분야가 캐나다 노동 시장의 인력 부족과 연관된 경우에만 PGWP를 받을 수 있다.
밴쿠버 이민 변호사 스티븐 뮤렌스가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졸업 후 취업 허가 승인율은 2023년 87%에서 2025년 11월 기준 79%로 8%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