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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1위에 감자탕 맹추격…캘거리 홀린 '본토의 맛' - 한식당 10곳 중 9곳 "1위는 비빔밥"

감자탕·순두부 등 국물 요리도 선두, 곱창·솥밥까지 현지인 관심 확대

캘거리 한식당 10곳 중 9곳이 비빔밥을 외국인 선호 음식 1위로 꼽았다. (그림 출처 : Gemini) 
(이정화 기자) 캘거리 일대 한식당을 찾으면 익숙하면서도 다채로운 메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보글보글 끓는 순두부찌개와 감자탕이 대부분 식당의 기본 메뉴로 자리 잡은 동시에 족발과 게장, 곱창구이 등 특정 매장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별미도 있다. 동포들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달래주는 정겨운 식탁이자, 이제는 현지 외국인들까지 자연스럽게 찾아드는 K-푸드의 현장이다.

■ 동양계 '얼큰한 감자탕', 서양계 '달콤한 불고기' 선호

캘거리 한식당에서 감자탕과 순두부찌개가 빠짐없이 등장하는 배경에는 현지 수요와 K-푸드 열풍이 맞물려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의 감자탕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44.0% 뛰었다. 국수·만두(55.2%)와 더불어 외국인들 사이에서 가파르게 성장한 음식이다.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 식감이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달 플랫폼 우버이츠(UberEats) 등 캘거리 주요 한식 상권 조사에서도 감자탕과 순두부찌개, 불고기, 갈비탕은 대표적인 국물 요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지 외국인들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는 대중적 메뉴로 자리 잡으면서 업주 입장에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시눅 인근 A 한식당 관계자는 “예전부터 순두부찌개와 감자탕, 소불고기, 비빔밥은 외국인 손님들이 자주 찾는 메뉴”라며 “육수나 소스 베이스 등 사전 준비를 잘해두면 피크타임에도 주방 회전율을 높일 수 있고 마니아층도 두터워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밸트라인에 위치한 B 한식당 관계자도 “비빔밥은 기본적으로 잘 나가고 감자탕은 특히 사랑받는 메뉴”라며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전통 레시피로 깊은 국물 맛을 일정하게 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캘거리 소재 한식당 10곳 중 9곳은 비빔밥을 외국인 선호 음식 1위로 꼽았다. 국물 요리에서는 감자탕과 순두부찌개가, 에피타이저에서는 해물파전과 소불고기, LA갈비가 선두를 차지했다.

손님들의 출신 지역에 따라 선호 메뉴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동북아와 동남아 등 아시아계 현지인들은 감자탕과 설렁탕을, 북미와 유럽계 현지인들은 불고기와 양념갈비류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이젠 설명 안 해도 아는 맛" 현지인 삶 스며든 한식

캘거리 한식 상권은 동포들은 물론 현지 유학생과 젊은 층의 다변화된 입맛에 발맞춰 라인업을 넓혀가고 있다. 정갈한 솥밥과 한상차림부터 다채로운 고기 요리와 분식류까지, 저마다의 컨셉을 내세운 매장들이 주요 거리마다 자리를 잡고 선택의 폭을 넓히는 분위기다.

다운타운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길에 국밥 한 그릇으로 속을 풀 수 있는 식당이 동네마다 있다는 것만으로도 캘거리는 살기 좋은 도시”라며 “한국식 생선 요리나 유명 음식 체인점의 메뉴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한인 마트나 대형마트에서 재료를 사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캘거리에 온 워홀러 B씨는 “외국인 친구들과 여러 한식을 먹어봤는데 다들 이미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해 놀랐다”며 “앞으로 김치찜처럼 우리만의 개성 있는 별미를 다루는 식당들도 생겨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거 한식의 개념을 일일이 설명해야 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K팝처럼 K푸드가 현지인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최근 불고기·비빔밥을 넘어 내장탕·곱창·육개장·솥밥 등 비교적 낯선 음식으로 외국인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희선 숙명여대 K-푸드전공 교수는 “외국인들이 한식에 매력을 느끼는 핵심 요소는 재미와 참여”라며 “국밥이나 솥밥처럼 취향에 따라 재료와 먹는 방식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확장성과 참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인의 진짜 삶과 정체성이 담긴 로컬 음식을 문화적 스토리와 결합해 전달할 때 K-푸드는 단기적인 트렌드를 넘어 세계인을 사로잡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본토의 수많은 맛집을 그대로 옮겨올 수는 없지만 캘거리 한식당들은 저마다의 정성과 아이디어로 메뉴판을 가꾸어 가고 있다. 대중적인 기본 메뉴와 특색 있는 별미가 어우러진 식탁이 이곳 동포들과 현지인들의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26-08-23


사계절4 | 2026-08-24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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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기자님,

그림이며, 글이 재미있어 잘 읽고 갑니다. ^^


나도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