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가 안에 꽉 차 있어 더 이상 들어 올 틈이 없다면 반드시 그 무언가를 밖으로 내보내야 하느니.....
차 문을 급히 열고 벌판에 긴 배설을 한다. 눈이 큰 검은 소들은 무심하게 풀을 뜯고 날새 한 마리 벌판 대신 차 유리창에 배설 자국 툭! 남긴다
오래도록 밖으로 내보내고 나니 안과 밖이 다 평안하다
벌판은 언제나 비어 있어서 나를 무심히 받고 편안히 보낸다
배설을 한 난 비어져서 유쾌하고 배설을 받은 벌판은 잘 가라고 한다
벌판에게 배설은 숙명같은 것일까? 새똥으로 얼룩진 차 유리창에서 피할 수 없는 흔적을 본다
안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마련, 꽉 차면 반드시 밖으로 나가 다시 들어 올 것을 위해 먼저 것을 보내고 그 밖에 서서 벌판을 생명을 숙명을 만나야 한다.
아득한 벌판이 아늑한 자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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