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4월 무역적자 사상 최대…美 관세 여파에 수출 11% 급감 - “자동차·에너지 직격탄…對美 수출 3개월 연속 하락”
캐나다 무역수지가 미 관세로 인해 4월에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출처=Bloomberg)
(안영민 기자) 캐나다의 4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인 7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5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가 캐나다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전월 대비 15.7%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1월 최고점 대비 26% 넘게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캐나다 전체 수출의 76%가 미국을 향했으며, 양국 간 연간 교역액은 3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미국의 연이은 관세 조치와 이에 맞선 캐나다의 900억 달러 규모 보복관세가 양국 교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월 전체 수출액은 전월 대비 10.8% 감소한 604억 달러로, 거의 2년 만에 최저 수준이며 지난 5년 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수출 물량 기준으로는 9.1% 줄었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이 17.4% 감소했으며, 특히 승용차 및 소형 트럭의 수출은 22.9% 급감했다. 원유 가격 하락과 캐나다달러 강세 역시 수출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4월 캐나다달러는 미달러 대비 0.17% 상승한 1.3651캐나다달러(미화 73.25센트)에 거래됐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은 2.9% 증가하며 일부 선방했다. 로스 프루사코프스키 수출개발공사(ED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방위적인 수출 급감은 캐나다 수출업체들이 겪는 심각한 도전 과제를 보여준다”며 “관세 조치가 본격화된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수입은 3.5% 감소한 675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대미 무역수지는 36억 달러 흑자로,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국 외 국가들과의 무역적자는 전월 90억 달러에서 107억 달러로 확대됐다.
이번 무역지표는 캐나다 경제가 미국발 관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수출 다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