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내년 캐나다 경제성장률 전망 2%→1.6% 하향 - 미국 관세·보복관세 여파…올 4분기부터 경기 둔화 본격화 전망
2026년 성장률은 0.9%로 소폭 상향…소비·기업 투자 위축 우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피트 메도우스(Pitt Meadows)에 위치한 아마존의 82만 5천 제곱피트 규모 주문 처리 및 물류 센터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사진출처=CBC)
(안영민 기자) 캐나다 경제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심화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초까지 뚜렷한 둔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딜로이트 캐나다는 관세 부담과 기업 비용 증가, 소비 위축 등을 반영해 202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1.6%로 낮췄다.
딜로이트의 이번 전망은 미국이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금지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의 관세와 이에 대응한 캐나다의 보복 조치가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면서 경제 전반의 성장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는 올해 4분기부터 2027년 초까지 캐나다 경제가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와 캐나다의 맞대응 조치가 경제 전반에 균등하게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일부 산업에 타격을 집중시키는 한편, 다른 분야에는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던 데자르댕 딜로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관세와 캐나다의 보복 조치로 인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부담이 산업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업종은 큰 타격을 받겠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성장과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기업에는 발밑의 땅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반면 다른 산업에서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과 투자 확대 정책, 국방비 지출은 특정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관세 부담과 무역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는 2026년 캐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0.7%에서 0.9%로 소폭 상향했다. 그러나 내년 성장률 전망은 6월 말 제시했던 2%에서 1.6%로 낮췄다.
데자르댕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 기업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 상승 가능성, 최대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의 무역 마찰 심화, 금리 상승 가능성 등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모든 요인이 매우 불확실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그 결과 경제가 이전보다 느린 성장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지표에서도 성장세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캐나다 통계청은 29일 7월 GDP가 전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상품 생산 부문은 건설과 공공서비스 분야의 증가분이 다른 업종의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서비스 부문 역시 여러 업종에서 증가세가 나타났지만 소매업과 도매업의 감소로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CIBC의 앤드루 그랜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7월 GDP가 정체된 것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2분기 강한 성장세 이후 경제가 냉각되는 흐름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그랜섬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8월 말 이후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점에 주목했다. 그는 경제지표 발표 직후 낸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관세 갈등이 격화된 만큼 7월 GDP 수치는 이미 과거의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향후 금리 결정에도 고용과 물가 지표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그랜섬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오는 10월 9일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와 10월 19일 공개될 지난달 물가 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다음 기준금리 결정은 10월 28일로 예정돼 있다.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과 물가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중앙은행의 금리 판단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