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람

여름 _ 월당 서순복 (캘거리 문협)

관심글

관심글


"5명 중 1명 왕따 경험"… 캐나다 아동 행복도 추락 - 세계 10위 부국 캐나다, 아동 삶 만족도·사회성·자살률 등 선진국 최하위권

캐나다 아동 5명 중 1명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출처=Public Safety Canada) 
(안영민 기자) 캐나다 아동·청소년의 삶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국제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 10대 부국 중 하나인 캐나다가 아동 행복, 정신 건강, 사회성 등 주요 지표에서 하위권으로 밀려나며, 유니세프는 '체계적 대책'을 촉구했다.

유니세프(UNICEF)가 최근 발표한 제19차 '아동 리포트 카드'에 따르면, 캐나다 청소년의 5명 중 1명은 '왕따(괴롭힘)'를 자주 겪고, 4명 중 1명은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15세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2018년 79%에서 2022년 76%로 3%포인트 하락, 조사 대상국 중 캐나다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업, 동아리 중단, 사회적 고립이 심화됐지만, 이런 현상은 팬데믹 이전부터 존재했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자살률(청소년 10만 명당 8.4명)과 아동 사망률(1,000명당 0.88명)에서도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높으며, 36개국 중 각각 33위, 25위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학업 능력' 부문에서 42개국 중 6위를 기록했으나, 전반적 아동 복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 "캐나다, 돈은 있는데 아동 행복 투자 안 해"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 마리아나 브루소니 박사는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지만, 아동 지원은 후진국 수준"이라며 "정부·학교·지역 사회 모두 아동 정신 건강과 사회성 지원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UNICEF 캐나다 대표 세번 팔베치안은 "지금의 흐름을 방치하면 아동의 정신 건강 위기는 더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에 아동 복지·정신 건강 정책 대수정을 촉구했다. 청소년 옹호 활동가 마틴 모라드칸은 "아동기 행복은 건강한 성인의 기초다. 그러나 지금 캐나다는 그것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캐나다는 청소년 사회성 부문에서도 41개국 중 28위를 기록,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는 응답이 25%에 달해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 규제와 같은 단기 처방보다는 아동·청소년을 둘러싼 '가족, 지역, 사회' 환경 전반에 대한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니세프 "정책 전환 시급"… 원주민 아동 차별 해소도 과제

보고서는 '어린 시절이 중단된 캐나다 아동들'이라는 제목의 별도 보고서를 통해 ▲장애아동 지원금 2배 인상 ▲영·유아 돌봄 수당 확대 ▲디지털 유해물 차단 ▲원주민 아동 차별 방지 등을 캐나다 정부에 요구했다.

캐나다 인권재판소가 명령한 '조던 원칙(Jordan's Principle)'의 이행 강화도 과제로 지적됐다. 이는 원주민 아동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필요할 때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아동 우선 원칙이다.

유니세프는 "캐나다는 더 이상 '아동에게 좋은 나라'가 아니다"라며 "모든 정책 결정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라"고 강조했다.

기사 등록일: 2025-05-14


나도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