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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SNS 끊겠다”…캐나다 전역 번지는 ‘청소년 디지털 규제’ 전쟁

매니토바 강경 카드에 앨버타도 압박 커져…학부모 “AI 챗봇까지 막아야”

사진 출처 : CTV 뉴스 
(박미경 기자, 안영민 기자) 캐나다 각 주정부가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SNS), 인공지능(AI) 챗봇,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규제를 잇따라 추진하면서 전국적으로 ‘청소년 디지털 규제’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와 온라인 범죄 증가 우려가 커지자 정부 개입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가장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매니토바주다.

왑 키뉴 주수상은 최근 위니펙에서 열린 행사에서 청소년 대상 SNS 사용 제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에서 우선 규제를 시행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일부 AI 챗봇과 유튜브 같은 플랫폼의 학교 내 사용 금지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키뉴 주수상은 “아이들이 SNS에서 소비하는 시간과 접하는 콘텐츠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 플랫폼은 인간 심리와 생물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설계돼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하도록 최적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정을 위반하는 기업들에 대해 수십억달러 규모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 도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연령 제한과 국제 플랫폼 규제 방식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매니토바주의 움직임은 다른 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앨버타에서는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사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캘거리에 거주하는 학부모 코디 프로빈스-체는 “아이들이 SNS를 통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거나 부적절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일을 원치 않는다”며 “주정부가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보다 엄격히 규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타리오주도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 제한 강화에 나섰다.

폴 칼란드라 교육장관은 28일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이 점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며 초·중·고교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 목적 등 일부 예외는 허용할 방침이다.

온타리오주는 일정 연령 이하 청소년의 SNS 사용 제한 문제에서도 연방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칼란드라 장관은 “대부분 교육장관들이 학교에서 아이들이 SNS에 접근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역시 AI와 SNS 위험성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니키 샤르마 B.C. 법무장관은 올해 초 텀블러리지 지역 학교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가해자가 범행 전 챗GPT와 위험한 대화를 나눈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성착취가 자살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섭식장애와 불안 증세도 증가하고 있다”며 “거대 기술기업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이 안전한지 스스로 결정하게 둘 수는 없다. 안전 기준을 세우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앨버타 주정부는 아직 직접적인 규제 도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미키 아메리 법무장관 대변인은 “다른 지역 움직임은 지켜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별도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앨버타 신민주당(NDP)의 기술·혁신 담당 대변인 네이선 입은 “모든 청소년은 디지털 환경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온라인 유해 요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타 지역 사례를 포함한 근거 기반 정책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캘거리의 12학년 학생 로라 리우는 “SNS의 부정적 영향을 알지만 금지 조치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학생들은 결국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디지털 교육과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치는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 쿠시 마헤슈와리는 “아이들은 결국 사용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며 “차라리 지도와 감독 아래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 논의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연방 자유당 당원들은 SNS 이용 가능 연령을 만 16세로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정책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마크 밀러 연방 문화부 장관 역시 청소년 SNS 제한 법안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규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SNS 최소 연령 제한 법안을 도입했고, 이를 위반한 플랫폼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도 유사한 규제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캐나다 온라인 안전단체와 아동 보호 활동가들은 이번 주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온라인 성착취 피해 이후 2012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만다 토드의 어머니 캐럴 토드도 참석했다.

그는 “딸의 사건이 캐나다 사회에 충격을 줬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10년이 넘은 지금도 아이들이 훨씬 강력해진 플랫폼 속에서 충분한 보호 없이 같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사 등록일: 202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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