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 신분 불안에 등교 중단 위기…앨버타 임시체류 학생 수천 명, 9월 학교 못 갈 수도
체류허가 만료·연장 지연 여파…교육지원 대상 축소 주민투표도 변수
에드먼튼 공립학교 이사회는 주의원들이 미등록 학생들의 학교 교육을 허용하도록 앨버타 주 법과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CBC)
(안영민 기자) 연방정부의 이민 심사 지연과 체류허가 갱신 강화 여파로 앨버타주에서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는 임시체류 학생 수천 명이 오는 9월 새 학기부터 공립학교에 다니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CBC에 따르면 현재 앨버타주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임시체류 학생은 약 4만6,0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학업허가증(Study Permit)이 오는 9월 말 이전 만료될 예정이어서 교육 자격을 유지하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
특히 주정부가 학교 지원금을 산정하는 학생 수 집계를 9월 29일 실시하는 만큼, 그때까지 유효한 이민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학교는 해당 학생에 대한 교육 예산을 지원받지 못할 수 있다.
캘거리교육청(CBE)은 현재 유치원부터 11학년까지 재학생 가운데 680명이 아직 새 이민 서류를 제출하지 못했으며, 1,681명은 9월 29일 이전 체류허가가 만료돼 계속 재학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에드먼튼공립교육청은 약 500명의 학생이 허가증이 만료됐거나 곧 만료될 예정이라고 집계했다. 에드먼튼가톨릭교육청도 만료된 서류를 가진 학생이 1,493명, 9월 말 이전 만료 예정 학생이 16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각 교육청은 전담 직원을 통해 가정과 협력하며 서류 갱신을 지원하고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캘거리 브리지재단의 로레인 킨스먼 프로그램 책임자는 "성인이 만든 정책 때문에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현실이 충격적"이라며 "교육은 이민자 자녀가 지역사회에 적응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서류 제출을 독촉하며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는 내용의 학교 안내문도 예년보다 훨씬 강경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장기적으로 빈곤과 사회적 소외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사회 전체가 더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며 "아이들이 단순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연방 이민부(IRCC)는 교육은 주정부 소관이라며 학교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데메트리오스 니컬레이즈 앨버타 교육부 장관은 체류허가 갱신은 개인의 책임이지만 이를 제때 처리하는 것은 연방정부의 역할이라며 심사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민·정착 지원단체들은 최근 연방정부가 임시외국인근로자 프로그램과 유학생 제도를 강화하면서 체류허가 갱신이 크게 어려워진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임시체류 연장 신청 처리 기간은 약 144일에 달한다.
다만 부모가 체류허가 만료 전에 연장 신청을 했고 신청이 접수돼 심사가 진행 중이라는 증빙을 제출할 수 있다면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학교 등록 자격이 유지된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청들은 유효한 이민 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서는 주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며, 감사 결과 부적격 학생이 확인될 경우 이미 받은 지원금도 환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앨버타의 임시체류 학생은 2021~2022학년도 1만2,943명에서 올해 4만5,961명으로 4년 만에 거의 네 배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월 19일 실시되는 주민투표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주민투표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또는 '앨버타가 승인한 이민자'에게만 교육과 의료 등 주정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과, 비영주권자가 교육 등 사회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최소 1년 이상 거주하도록 하는 방안, 비영주권자에게 교육과 의료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다니엘 스미스 주수상은 "주정부 서비스는 캐나다 시민과 영주권자처럼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에게 우선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주정부는 지난 학년도 임시체류 학생 교육에 약 5억4,5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사단체와 이민자 지원단체들은 주민투표안이 통과될 경우 교사들이 사실상 학생들의 이민 신분을 확인하고 교육 자격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맡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앨버타교사협회의 제이슨 실링 회장은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신의 이민 신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아이들"이라며 "학업 공백이 길어질수록 학생들은 뒤처지고, 교사들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