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커덩 소리에 덜컥" 캘거리 도로의 봄맞이 '포트홀 진통' - 현재까지 약 4600곳 보수
이면도로·주택가 정비 지연, 311 제보·급감속 주의 당부
캘거리 시내 도로에 발생한 포트홀 (사진 : 이정화 기자)
(이정화 기자) 추위가 지나간 자리, 캘거리 도로 곳곳이 포트홀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겨울내 고여 있던 수분이 급격히 팽창해 약해진 노면을 부수고 나온 탓이다. 도로 파손 신고가 속출하면서 시 당국도 긴급 보수 인력을 투입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 포트홀 보수 본격화, 주택가는 우선순위 밀려 '방치'
시는 올해 690만 달러 규모의 유지보수 예산을 편성해 현재까지 4673개의 포트홀을 수리했다. 보수팀이 한 해 동안 처리하는 포트홀은 약 3만~3만5,000건에 달한다. 특히 해빙기인 3월에서 5월 사이 민원이 집중된다. 크리스 맥기치 교통 담당 대변인은 "여름까지 보수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수 작업은 도로의 중요도와 통행량에 따른 ‘우선순위제’로 운영된다. 주요 간선도로는 점검 후 영업일 기준 5일 이내 수리가 원칙이다. 반면,이면도로나 주택가 골목 등은 간선도로 정비가 완료된 후에야 순번이 돌아오는 구조여서 보수 일정이 유동적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절차로 일부 구간에선 정비가 더디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장 확인에만 통상 열흘 안팎이 소요돼 보수 완료까지 한 달가량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포트홀을 의식하지 않는 시민들도 있지만 파손 구간을 자주 지나는 운전자들은 정비 지연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 기후 한계 따른 캘거리의 선택과 도시별 대응 전략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비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배경에는 캘거리 도로 환경이 지닌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기온 변화가 극심한 지역 특성상 캘거리는 예방보다 발생 후 수리에 치중하는 '반응형' 체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해빙기에는 저온용 '콜드 믹스'로 응급 처치만 가능해 결빙과 해동이 반복되면 보수 부위가 쉽게 유실되는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다.
반면 기후가 온화한 밴쿠버는 균열을 미리 메워 포트홀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예방 전략에 집중한다. 토론토는 GIS(지리정보시스템)를 활용해 도로 상태를 데이터 기반으로 정밀 관리한다. 한국의 경우 AI 블랙박스를 통해 포트홀을 실시간 감지하고 '24시간 내 복구'를 원칙으로 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 해마다 되풀이되는 도로 파손 “311 신고가 최우선”
현지 커뮤니티인 레딧과 소셜미디어에서는 도로 파손 상태를 “분화구(Craters) 수준”에 비유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오면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파손이 심한 구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 공식 ‘포트홀 지도(maps.calgary.ca/potholes)’ 정보가 온라인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다운타운 인근에 거주하는 한 “매일 차량으로 붐비는 대형 주차장이 포트홀 범벅인 채로 석 달째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신고를 해도 수리 후 며칠이면 같은 자리가 다시 파여 있는 경우도 있다”며 보수 작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선의 방책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도로 상황을 미리 살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포트홀 발견 시 급작스러운 핸들 조작이나 급브레이크 대신 미리 속도를 줄여 충격에 대비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구덩이를 지나는 순간에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야 차량 하부의 직접적인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크리스 맥기치(Chris McGeachy) 시 교통 담당 대변인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한다”며 “접수된 건은 최대한 신속히 보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도로 파손 신고는 캘거리 시 웹사이트와 311 앱을 통해 가능하다. 해빙기 도로 위 ‘보이지 않는 지뢰’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주의와 제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