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혐오 확산에 캐나다 사회 갈등 심화…앨버타서 신변 위협 호소 잇따라 - “이민자 탓” 여론 확산에 인종차별 증가…지역사회 보호 대책 시급
(사진출처=ImmigCanada)
(안영민 기자) 앨버타주에서 이민자와 신규 정착민을 향한 적대적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현지 이민지원 단체와 관계자들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연방정부의 이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거세지면서, 이민자들이 거리에서 인종차별 발언과 신체적 위협에 노출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캘거리 정착지원단체인 ‘센터 포 뉴커머스’(Centre for Newcomers)의 샤마일라 아크람 씨는 “히잡을 착용한 여성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모욕을 당하거나 폭언을 듣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신규 이민자들 가운데 일부는 불안장애나 공황발작을 호소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신 역시 자녀들과 함께 있을 때 여러 차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프로그램 책임자인 켈리 언스트 씨는 “최근 1년 사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센터 건물 주변을 지나며 고함을 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 보안 인력과 위기 대응 인력을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혐오 분위기의 배경으로 다니엘 스미스 주수상이 이끄는 ‘앨버타 넥스트’ 패널을 지목했다. 이 패널은 연방정부와의 갈등 현안을 청취한다는 명분 아래 각 지역을 순회 중이며, 일부 발표 내용이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패널이 진행하는 이민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에 앞서 시청하도록 한 영상에는 “이민은 주택 가격 상승과 실업률 증가의 원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민자 수가 많아지면 외국의 분열과 갈등이 캐나다에도 유입된다”는 식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연방·주정부 간 이민정책 책임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스미스 주수상 측은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가 사실상 ‘오픈보더(무제한 입국)’ 정책을 시행해 수백만 명이 제대로 된 심사 없이 입국했다”며 “이로 인해 캐나다의 일자리와 주거 환경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주정부 이민 장관인 조셉 쇼우는 “앨버타는 인종차별에 단호히 반대하며 이민자들의 안전과 존중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혐오 정서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교육과 지역사회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에드먼튼의 이민자 정착센터인 뉴커머센터의 로리 하우어 임시 대표는 “이민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며, 이 점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아크람 씨는 “다양성을 자랑하는 캐나다가 그 가치를 지키려면, 취약 계층과 소수 인종 집단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동체가 서로를 지지하고 지키는 방식으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