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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만 임시체류자 시대 끝났다…캐나다 이민정책, 양에서 질로 - 3분기 연속 인구 감소…“급증한 유학생·임시체류자 조정의 결과”

(사진출처=Immigration.ca) 
(안영민 기자) 캐나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장기간 인구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때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인구 증가율을 기록했던 캐나다가 이민 확대 정책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대규모 정책 전환에 나서면서 나타난 변화다.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캐나다 인구는 전 분기 대비 5만5,025명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7만6,068명 감소한 데 이어 4분기 10만3,504명, 올해 1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줄어든 인구는 총 23만4,597명에 달한다. 올해 4월 1일 기준 캐나다 전체 인구는 4,141만7,056명으로 1년 전보다 약 0.5%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구 감소가 출산율 하락이나 캐나다인 이탈 때문이 아니라, 비영주권자(NPR)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결과라고 분석한다.

∎ “3백만 명 넘었던 임시 거주자 시대 종료”…유학생 급증이 배경

캐나다의 비영주권자 수는 2024년 가을 314만9,131명으로 정점을 찍으며 전체 인구의 약 8%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4월 기준 약 256만 명으로 줄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6.2%로 낮아졌다.

이 비영주권자 대부분은 국제 유학생과 졸업 후 취업허가를 받아 캐나다에 머무는 졸업생들이다.

워털루대학교의 노동경제학자이자 이민정책 전문가인 미칼 스쿠테루드 교수는 “인구 감소는 사실상 비영주권자 수가 빠르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며 “이들이 전체 인구의 8% 가까이 차지하게 되면서 정책 결정자들의 경고등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캐나다 이민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 사이 대학 및 전문대학 중심의 유학생 등록자는 약 네 배 증가했다. 특히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코로나19 이후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 이민을 대폭 확대하면서 캐나다의 연간 인구 증가율은 3%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 증가는 주택 부족, 임대료 상승, 의료 서비스 과부하 등 사회적 부담을 키웠고, 결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 트뤼도·카니 정부 모두 ‘속도 조절’…2027년까지 임시 거주자 5% 이하 목표

정책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저스틴 트뤼도 전 정부 말기부터 국제 유학생 수를 제한하고 졸업 후 취업허가 기준을 강화했으며,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도 축소했다. 마크 카니 정부 역시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며 이민 증가 속도를 낮추고 있다.

연방정부는 전체 인구에서 비영주권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2027년 말까지 5%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신규 임시 거주자 유입 목표도 올해 38만5,000명, 2027년과 2028년 각각 37만 명 수준으로 제한했다.

영주권 역시 감소 추세다. 올해 1분기 영주권 승인자는 8만3,1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줄었으며, 정부가 설정한 연간 목표인 38만 명 수준에 맞춰 조정되고 있다.

∎ “인구 감소가 문제인가, 이민의 질이 문제인가”

일부 경제 지표에서는 인구 증가 둔화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셔널뱅크파이낸셜은 올해 1분기 캐나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인구 감소 속에서 고용 규모가 크게 줄지 않으면서 노동시장 내 과잉 공급 문제도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쿠테루드 교수는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단순히 인구 규모를 다시 늘리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진짜 질문은 인구 감소가 나쁜 것이냐가 아니라, 캐나다가 이번 조정을 계기로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춘 이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너무 많은 임시 체류자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캐나다 경제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숙련 인력을 중심으로 선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인구 폭증’에서 ‘인구 조정’으로…캐나다 이민 정책 새 전환점

한때 인구 증가를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았던 캐나다는 이제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단기간 대규모 유입을 통한 성장 전략은 주택난과 생활비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이민의 문을 완전히 닫기보다는, 규모를 조절하고 경제적 필요에 맞는 인력을 선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경험하는 인구 감소는 캐나다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받아들일 것인가’에서 ‘어떤 사람을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새로운 이민 정책의 시대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 등록일: 202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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