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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흙 수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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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해결사인가, 존재감 없는 장관인가”…카니의 이민 개혁 맡은 디아브 1년 평가 엇갈려

“정치적 열기는 식혔지만 시스템 혼란은 여전”…이민 축소 성과에도 리더십 논란

이민부 장관 레나 메틀리지 디아브는 2025년 5월 마크 카니 총리에 의해 연방 이민부 장관으로 임명된 평의원 출신으로, 보수당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의 이민 정책이 대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레나 메틀리지 디아브 이민부 장관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보수당은 그를 “존재감 없는 장관”이라고 공격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마크 카니 총리가 원했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카니 총리는 2025년 5월 노바스코샤주 출신의 초선 연방 의원이던 디아브를 연방 이민·난민·시민권부(IRCC) 장관으로 발탁했다. 그는 이전 장관들과 달리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야당은 이를 무능으로 규정한다. 보수당은 디아브 장관이 의회 위원회에서 정책 질의에 명확히 답하지 못하고 고위 관료들의 도움에 의존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당 이민 담당 미셸 렘펠 가너 의원은 지난해 위원회에서 디아브 장관을 향해 “당신은 매우 나쁜 장관”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낮은 존재감’이 카니 정부의 의도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빅토리아의 이민 전문 변호사 카일 하인드먼은 “그녀의 임무는 이민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열기를 낮추는 것이었고, 그 목표는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디아브 장관 취임 이후 캐나다 정부는 급증했던 임시 거주자 규모를 빠르게 축소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신규 유학생 입국자는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9% 감소했고, 임시 외국인 노동자는 37%, 신규 난민 신청은 63% 줄었다.

캐나다는 2026년에 이어 2년 연속 인구 증가율이 사실상 ‘제로(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 예산감시관(PBO) 역시 임시 거주자 비율이 2027년 말까지 정부 목표인 전체 인구의 5%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디아브 장관은 의회에서 “특히 임시 거주자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인구 증가는 주택과 공공서비스, 지역사회 시스템에 압박을 가했다”며 “정부 계획은 이민 규모를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 “숫자는 줄였지만 예측 가능성은 악화”

다만 이민 규모 감축이 곧 이민 시스템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캐나다이민변호사협회 공동대표인 토론토의 맥스 버거 변호사는 “이민 시스템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누구도 다음 규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며 “예측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학생과 영주권 쿼터 감축으로 캐나다가 필요로 하는 인재 유치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기존 임시 거주자들 역시 잇따른 규정 변경 속에서 불확실한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난민 정책 역시 큰 변화를 겪었다. 디아브 재임 중 정부는 난민 신청 자격을 제한하고 이민 서류 처리를 대규모로 중단·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부 난민 신청자들은 신청이 갑자기 취소되고 추가 의료 지원도 중단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 “카니가 직접 방향 잡고, 디아브는 조용히 집행”

토론토대 정치학 교수 필 트리아다필로풀로스는 현재 이민 정책의 방향을 사실상 총리실이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카니 총리는 이민 문제를 매일 뉴스에 오르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일을 처리할 사람이 필요했다”며 “디아브는 지시를 따르며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우 능숙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녀의 역할은 혁신적인 정책을 만드는 것이나 이민부의 얼굴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 트뤼도 정부 시절 무분별하게 확대된 이민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캐나다의 임시 거주자 급증은 팬데믹 이후 대학의 유학생 모집 확대와 기업들의 외국인 노동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 정부는 유학생 허가 제한, 졸업 후 취업허가 조건 강화, 임시 외국인 노동 프로그램 축소 등을 통해 이를 되돌리고 있다.

∎ “성과는 냈지만 시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디아브 장관은 “정부는 이민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국경 보안과 정보 공유 체계를 개선하는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퀘벡 외 지역 프랑스어권 이민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소규모 지역 임시 노동자 3만3000명을 영주권으로 전환하는 특별 프로그램도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디아브 장관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장관이 실패한 장관인가’라는 질문으로 모인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이민 문제의 과열을 진정시키고 임시 거주자 감축이라는 수치적 성과를 냈다. 그러나 수년간 누적된 적체, 규정 변경으로 인한 불확실성, 이민 사기와 행정 혼란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카니 정부의 이민 개혁은 이제 인원을 줄이는 단계에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다시 구축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사 등록일: 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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