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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정상회의와 자유무역의 위기_기자수첩
 

G-20(Group-20)는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이 모여 경제, 금융문제를 중심으로 국제적 현안을 토의하는 회의다. G-7 회원국과 EU의장국 그리고 신흥국 12개국이 회원국으로 원래는 재무장관과 국립은행 총재가 참석해 경제 금융문제를 다루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회의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작년 11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경제문제가 아닌 테러 대응이 최우선과제였다. 터키 G-20 정상회의는 트뤼도 총리가 당선 후 처음 참가한 국제회의로 파리 테러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테러 방지가 화두였다.
이번 항주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자유무역이 화두가 되었다.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나 유럽 국가들의 이민 난민 규제, 자국 시장 보호, 보호무역주의, 심화되는 자국이기주의는 다른 나라들에 경계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미국 대선에서도 공화당 후보 트럼프가 WTO는 재앙이라면서 WTO 탈퇴를 시사하는가 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 한 미 FTA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쏟아놓고 다른 후보들도 자유무역, 세계화에 부정적 공약을 내놓아 자유무역주의자들의 가슴을 덜컹하게 만들었다.
각국 정상들은 저마다 보호무역이 확산되는 분위기를 개탄하며 자유무역을 통한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세계 경제 저성장의 배후에 반 세계화와 보호무역주의가 도사리고 있음을 역설하며 보호무역으로는 기회를 놓칠 뿐 결코 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보호무역의 확산으로 세계경제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말과 행동이 일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G-20 회원국들은 시 주석 발언에 대해 “사돈 남 말 하시네”라는 듯한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소장은 “중국이 시장개방을 더 하지 않으면 보호무역 확산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중국을 향해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중국이 세계 무역질서에 합류한 이래 중국 기업이 외국에서 받는 규제나 차별보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받는 규제나 차별의 정도가 훨씬 심하기 때문이다.
미 대선 후보들 보호무역 주장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보호무역을 강력히 주장하며 자유무역을 비판했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했고 미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세계화, 자유무역을 주도해 왔으나 트럼프 후보는 자유무역 때문에 미국이 망쳤다면서 중국, 멕시코, 일본, 한국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북미 자유무역 협정(NAFTA)때문에 국내 일자리가 30% 줄었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파괴적인 자유무역협정으로 많은 공장들이 미국을 떠났다. 중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해 잃었던 일자리를 찾겠다”고 말해 많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뿐 아니고 미국 진보주의자들의 희망 버니 샌더스도 자유무역을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는 미국 중산층의 몰락이 자유무역으로 인한 제조업의 퇴조에 있다면서 보호무역 강화를 주장했다.
그러자 국무장관 시절 한미 FTA를 타결했던 자유무역 옹호자 힐러리 클린턴까지 “FTA가 서류상으로는 좋아 보였으나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자유무역과 거리를 두는 현상이 생겨났다.
이번 11월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던 보호무역이 강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해 미국이 주도했던TPP(환 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유럽도 보호무역으로 회귀를 준비하고 있다. 영국의 EU탈퇴는 영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겠다는 신호탄이고 유럽국가들도 밀려드는 중국상품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국상품이 유럽에 진출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유럽은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보복관세 반 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G-20 정당회의에서 중국이 보호무역 강화를 경계하는 발언을 한 배경이 짐작이 되는데 중국 역시 자국 산업을 위협하는 일본, 한국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나쁜 사마리아 인들
그 동안 자유무역은 미국이나 유럽 등 부자나라들의 전매특허로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는 국내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관세 비관세 장벽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해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상례로 역사상 밥술이나 먹게 된 나라치고 보호무역 장벽을 치지 않은 나라가 없다.
중국이나 한국은 말할 필요도 없고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주도하는 미국도 보호무역으로 부자가 되었다. 남북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한 가지 원인은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갈등이다.
광활하고 비옥한 농지에 노예를 이용해 인건비 없이 농사를 짓는 남부는 가격이 싼 양질의 농산물을 유럽에 팔기 위해서는 자유무역이 선결과제였다. 그러나 공업지대인 북부는 자국 공산품이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영국이나 유럽의 공산품 수입에 대해 관세 비관세 장벽을 쌓아 제조업을 보호해야 했다.
북군이 이겼다는 것은 보호무역주의자들의 승리이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국가들도 중상주의 정책으로 국내산업을 보호하고 해외 식민지 건설에 나섰다. 산업혁명으로 일찌감치 상품의 규격화 표준화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영국 정도가 자유무역을 주장했을 뿐.
그러나 영국의 자유무역은 총칼을 앞세운 강압적 자유무역이었다.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었으나 섬나라에 불과한 영국은 넘쳐나는 상품을 소비할 만큼 시장이 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했다.
영국은 식민지 개척으로 원료를 장기적으로 싸게 공급받고 제조된 상품을 수출하는 이상적 유통관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공산품 시장이 무한정 소비를 하는 시장이 아니다. 아무리 영국산 면직물이 우수해도 집집마다 수백 장씩 사서 싸 놓고 쓰지는 않는다. 일정기간까지는 수출량이 늘어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면 정체현상이 일어난다.
19세기 자유무역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 아편전쟁이다. 공산품 수출을 위해 곡물법까지 폐지하며 상품 수출에 나섰으나 한계에 부딪쳤다. 최대 인구를 갖고 있는 청나라는 구미가 당기는 시장이었으나 공정한 무역거래로는 영국이 얻을 게 없었다.
영국이 자랑하는 대량생산되는 직물은 청나라 수공업제품에 비해 질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은 영국제 직물을 사 입을 형편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청나라 차가 영국으로 수입되어 가구당 수입의 5%가 차 구입 대금으로 쓰여졌다 한다. 차 수입대금으로 청나라에 지불하는 은이 일년에 2만8천톤이었다고 하니 영국으로서는 황당했을 것이다.
이 심각한 무역역조를 해결하려고 인도에서 아편을 끌어다 팔기 시작했고 청나라가 맹렬히 반대해 결국 전쟁을 하게 되었는데 영국 의회에서도 ‘쪽 팔리는 전쟁’이라고 한탄을 했다. 전쟁은 어떤 전쟁이던지 부도덕하지만 특히 아편 전쟁은 부도덕한 전쟁으로 길이 역사에 남을 것이다.
자유무역을 부르짖던 영국도 공산품 수출이 한계에 다다르자 보호무역으로 선회했다. 이때부터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관세로 보호장벽을 쌓아 전 세계적으로 관세율이 치솟았다. 2차대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팽창주의(제국주의)가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인데 제국주의 뒤에는 배타적 보호무역, 자국 우선주의가 깔려있다.
그래서 2차대전 후 소련을 제외한 전승국 지도자들은 전후 금융질서 무역질서 개편을 논의했다. 대규모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배타적 자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관세 장벽을 제거하고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되는 자유무역 체제가 공감을 얻었다.
자유무역 주창 국가들은 1944년 브레튼 우즈 회의에서 GATT창설이 결정되었다. 그 후 194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23개국이 모여 협정을 체결해 GATT체제가 출범하였다.
자유무역은 구두선일까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이념은 각종 관세 비관세 장벽을 철폐해 자유무역을 구현해 전 세계를 단일 시장화 하는데 있다.
GATT는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를 마지막으로 1995년 1월1일WTO(세계무역기구)가 창립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보호무역으로 부자가 된 나라들은 개발도상국이나 가난한 나라에게 자유무역과 시장개방 요구를 했다.
선진국, 강대국의 자유무역, 시장 개방 요구를 장하준 교수는 “사다리 타고 올라가 밑에 사람 올라오지 못하게 사다리 걷어 차는 것”이라면서 ‘나쁜 사마리아 인”이라는 제목의 책을 써 자유무역, 시장개방이 개발도상국, 저개발국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관세를 철폐해 자유무역을 실현 한다는 것은 상품과 서비스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나라의 이야기지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안되어 있는 저개발국, 개발도상국이 자유무역으로 시장 개방하는 것은 선진국, 강대국에 경제적으로 종속 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GATT가 이념으로 삼았던 세계화, 자유무역은 WTO 창립 20년이 지나면서 개발도상국이나 저 개발국이 아닌 부자나라들이 스스로 걷어차버리고 신 고립주의, 보호무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리카르도 말대로 “각 나라가 우위에 있는 산업에 자본을 중점 투입해 성장 발전 시킨다면 서로에게 부족한 산업 분야를 보충하는 결과가 되어 호혜적인 국제분업 관계가 구축되어” 좋겠으나 자유무역을 주도했던 선진국들이 제각기 다른 분야의 산업이 발달해 호혜적 국제 분업관계로 인한 동반성장이 이론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OECD 사무총장은 세계 무역 성장세가 6-7%는 되야 하는데 3%도 안 된다면서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보호무역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1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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