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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 “네 운명은 네가 정해라”_ 오충근의 기자수첩
 

5월에는 화사하게 피어난 장미가 생각난다. “5월의 장미향을 담아 그대 입술에 키스를노래한 시인도 있다. 5월을 상징하는 장미, 그래서 5월에 한국에서 치러지는 대선을 장미 대선이라고 부른다.

5, 장미의 화사함 뒤에는 가시가 있다. 51일은 자본가의 착취와 공권력의 압제를 이겨내고 노동자의 권리를 지킨 메이 데이, 국제 노동절이다. 51.6 쿠데타가 있었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날도 5월이다. 파리 꼬뮨의 비극적 종말도 528일이다. 5월의 화사함 뒤에는 역사적으로 가시에 찔리는 이런 아픔도 있다.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이라는 아픔을 딛고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예상대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번 대선은 재미없는 대선이었다. 이번 대선이 국정 농단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있고 국민의 약 80%가 탄핵을 찬성했다는 점에서 결과는 정해진 것이다. 투표는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했고 어느 후보가 몇% 지지율을 받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촛불을 통해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대로 국민들 스스로 운명을 스스로 정했고 정해진 운명에 따른 것이다.


노무현 학습효과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수구 언론과 한나라당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온갖 저주와 모욕을 퍼붓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소위 진보라는 언론과 진보 지식인들 역시 사사건건 발목 잡고 늘어진 작태는 수구언론, 한나라당 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 않았다. 대북 송금 특검, 이라크 파병, 한미 FTA 등 국정현안마다 진보언론과 진보지식인들은 노무현 정부를 물어뜯어 고립무원으로 만들었다.

진보세력의 단견과 아집, 순결주의, 나만 옳다는 오만이 전략적 인내 없이 친 서민 노무현 정부를 만신창이로 만든 결과가 무엇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이명박 박근혜의 등장, 진보세력 전멸, 최순실 박근혜의 국정농단으로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 몰락에 진보언론과 진보 지식인들은 책임이 없을까?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 되어서는 안 되는데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지난 대선 4차 토론회에서 동성애가 주제가 되었다. 홍준표 후보가 군대 내 동성애를 끄집어 내더니 슬그머니 동성애로 바꾸어 문재인 후보에게 질문을 했다. 문 후보는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가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답변을 했다. 다음날 문 후보의 유세현장에 성 소수자 지지단체가 나타나 격렬하게 항의를 했다. 진보 지식인들도 문후보의 후진적 인권의식을 나무라며 거들었다.

동성애는 존재의 문제로 찬성 반대의 대상이 아닌데 존재를 무시했다는 이유다. 문 후보는 나중에 동성결혼은 반대하지만 동성애가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성 소수자 지지단체의 격렬한 항의는 노무현 정부 때 진보 언론 보는 기분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패 기득권에 몰려 세상을 떠나자 그제서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으나 그 눈물은 진정성 없는 악어의 눈물 일뿐.

이런 현상에 대해 이태경 토지정의 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허핑톤 포스트에 이렇게 썼다.

나는 참여정부 시기를 통과하면서 뼈아프게 깨달았다. 거시적 안목과 전략적 인내심이 없는 진보, 사안의 경중과 완급과 선후를 모르는 진보, 한 사회가 걸어온 경로의 무서움과 사회세력 간의 힘의 우열이 가진 규정력을 인정하지 않는 진보, 한사코 흠과 한계를 찾아내 이를 폭로하는 것이 진보적 가치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는 진보는 무익할 뿐 아니라 유해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면서 이태경 사무처장은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유시민이 옳다면서 나도 유시민 편이다라고 동조했는데 참여정부 시대의 학습효과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대통령 취임식도 안 했는데 어느 시민단체에서는 삼성 이재용 사면하면 화염병 들겠다고 벼르고 있으니까.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대통령은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고 만기를 친람하는 제왕도 아니고 정감록에 나오는 정도령처럼 신통방통한 재주를 지닌 이인도 아니다. 대통령 바뀌었다고 천지개벽 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노동자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고 대학을 졸업해도 직업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에 별 따기이고 물가는 오르고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미세먼지도 그대로다.   

한국의 대통령제를 일러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바뀌는 건 대통령뿐이고 속성상 보수적 일수 밖에 없는 관료조직 즉 경찰, 검찰, 행정조직도 그대로 있고 국정 농단에 부역한 정치인도 그대로고 언론도 그대로고 특권과 신분을 지키겠다는 기득권도 그대로다.

대통령 바뀌었다고 다양한 이해집단의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진다면 신이 아닌 이상 단기간에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지 않고 그 동안 쌓여온 부정부패와 국정 농단을 정리하고 나라가 나라답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확립해 이게 나라냐?”라는 절망 섞인 물음 대신 이게 나라다라고 가슴 펴고 떳떳하게 말 할 수 있다면 대통령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 것이다.


대통령의 가족들

문재인 대통령은 실향민이다. 부친이 흥남 철수 때 남한으로 피난 왔다. 형제들은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23녀 중 누나와 여동생은 가정주부이고 남동생은 원양어선 선장이다. 막내 여동생이 영도에서 모친을 모시고 산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제징집 당해 김포 1공수여단에서 군 생활을 했고 병장으로 제대했다. 입대 당시 전두환이 여단장이었고 장세동이 대대장이었다. 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때 1공수 여단(여단장 박희도 준장)이 미루나무 절단 임무를 부여 받고 투입 되었을 때 문재인 대통령도 투입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병장 출신 최초 대통령이다. 참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상병으로 제대했다. 앞으로는 사병출신 혹은 학군장교 출신 대통령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남자에게는 병역이 4대의무 중 하나인데 군 면제자가 대통령 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은 경희대 음대 출신의 성악가로 서울시립 합창단 단원을 지냈다. 두 사람은 대학 축제 때 처음 만나 8년동안 사귀다 사법 연수원 시절 결혼했다.

아들 문용준씨는 건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졸업하고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미디어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딸 문다혜씨는 3살짜리 아들이 있는 가정주부다.


아버지가 대통령 되는 게 싫었던 딸

문다혜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 나가는 것을 싫어해 대선 출정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캠프에서 참석을 종용했으나 아버지 일에 내가 왜 가느냐? 사생활 노출 되는 건 더더욱 싫다고 고사했다. 그래도 참석을 설득하자 아버지는 한번도 가족들에게 강요하거나 따르라고 한 적이 없었다면서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 보셨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슬프고 무섭고 눈물 나요. 아버지 결정을 싫어하지만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와 제 아이 제 가족들이 그렇게 되는 걸 바라지 않아요.”

아버지가 대통령 되는 게 싫었지만 혈육의 정을 어쩔 수 없어 문다혜씨는 유세 마지막 날 아들과 함께 광화문 유세장에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대통령 부부는 홍은동 뒷산에 올랐다 딸네 집까지 걸어가 손주 보고 오곤 했다는데 대통령이 되었으니 평범한 사람들로서의 소소한 일상의 재미 조차 빼앗기는 것이다. 퇴임 후에라도 대통령 부부가 호젓한 산길을 걸어 딸네 집 갈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문다혜씨는 사생활이 망가지는 그런 게 싫었을 것이다.

퇴임 후에도 경호문제 때문에 대통령 이전의 온전한 사생활을 되 찾을 수는 없겠지만 퇴임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누리지 못했던 여유롭고 행복한 생활까지 누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문재인 후보는 투표를 마치고 부인과 함께 동네 뒷산에 올랐다. “홀가분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도 홀가분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 앞에 놓여 있는 첩첩산중, 도산검림을 헤치고 나갈 생각에 하나도 홀가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드 배치, 한미 FTA 재논의, 위안부 문제, 북한 문제, 적폐청산, 언론 개혁, 검찰 개혁, 민생, 소수자 인권 신장, 침체된 경제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으나 민주사회의 기본 시스템 구축을 해놓고 5년 후에는 홀가분하게 청와대를 떠나기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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